조회 수 : 4560
2007.08.10 (21: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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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딜레마 상황에 대한 단상


연역 논증 중에 딜레마 형식이 있다. 둘 중 모두 나쁜 결과를 초래함에도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이 딜레마이다.
이를테면 ‘싸우면 죽는다, 도망치면 죽는다. 싸우거나 도망치거나 결론은 죽는다'이다.(p이면 q이다. r이면 q이다. p이거나 r이다. 따라서 q이다)이다.  
요즘 장안의 화제인 『남한산성』이란 소설도 바로 이와 같은 딜레마 형식의 틀 속에 씌여진 것이다. 즉 청나라에게 항복하면 자손만대에 오욕이 되고, 끝내 저항하면 군사는 물론 백성도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그린 것이 이 소설의 핵심 줄거리이다. 그럼에도 이 와중에 여러 부류의 인간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현실을 인식하며 제각기 다른 삶을 영위한다.

요즘 답보상태인 아프간 피랍 사건과 관련, 아프간 정부의 입장도 딜레마 상황을 잘 보여준다. 포로 교환을 하자니 또 다른 인질사태를 유발할 수 있는 선례가 되고, 안 하자니 많은 피랍자들의 생명을 담보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물론 우리 정부 입장에선 무엇보다 남은 피랍자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입장이지만 아프간 정부 측은 현재까지 탈레반 측이 요구하는 포로 교환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물론 아프간 정부가 처한 진퇴양난의 배경에는 미국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자기 결정권의 미약함이 전제되어 있기도 하다.기실 한국인이 납치되어 생사의 기로에 처해 있지만 한국정부와 아프간 정부도 미국정부도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사안에 접근하기 때문에  실마리를 쉽게 찾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냉엄한 국제 현실과 삶과의 상관관계 또는 어떤 사태의 이면에 깔려 있는 복잡다단함을 실감할 수 있다. 정치적, 문화적, 종교적 이해관계가 나라와 문명권에 따라 크게 다르며, 이러한 상황으로부터 한 개인의 삶이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아직도 진행형인데다 여전히 쉽사리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은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의 희생이 없기를 염원하지만 이는 심정적 희망 사항일 뿐이다. 이번 사태는 결코 간절한 마음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실로 간단치 않은 변수가 가로놓여 있다.  
이번 아프간에서의 피랍사태는 딜레마 상황 이상의 복잡한 실타래가 뒤엉켜 있다. 나와 관계 맺는 상대의 실상은 모른 채, 순진한 의식과 마음만으로는 엄혹한 현실 앞에서 얼마나 뼈아픈 대가를 치를 수 있는 지, 이번 피랍 사태는 알게 한다. 바로 이 때문에 또한 상황 속에서도 그러한 존재조건을 감내하는 냉철한 현실 인식과 실존적 역량만이 삶의 당면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임을 절감하게 된다. 설령 결과적으로 상황 자체를 바꾸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달리 다른 길은 없지 않은가.  

                            2007년 8월  7일
                                 도 병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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