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조회 수 : 4601
2007.06.05 (17: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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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기념회에서 제가 말했던 소감입니다.

책 출간 소감

먼저 바쁘신 가운데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에 제가 출간한 이 책은 작년에 출간된 『청소년을 위한 서양미술사』에 이어 두 번째 책입니다. 저는 처음 이 책을 준비할 때 많은 시간이 걸리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이 책은 예술에 대한 저의 고뇌와 회의의 산물입니다. 현대미술은 어떠한 객관적 척도도 없으며 이 세계와 삶 그자체가 화두입니다. 그래서 현대미술을 제대로 공부하려면 원점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으며, 그러니 그 길은 저마다 자신의 길을 가야 하는 전인미답의 길입니다.

이 책은 철학, 사회학, 생물학, 심리학, 동 서양사, 종교사상, 문화 인류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를 텍스트로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해는 참고 문헌 책값만 몇 백 만원이 들어간 적도 있었습니다.  

이 책을 쓰면서 모르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하는 것도 공부이지만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을 바로 아는 것도 공부임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이 수 년 전에 나왔더라면 그야말로 오류투성이의 책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지금 출간해놓고 보니, 또 몇 군데는 어처구니없는 오류가 눈에 띕니다. 이는 다 제 불찰이니 이 점에 대해서는 면목이 없습니다.  

이 책을 쓰면서 공부는 책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발걸음으로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 뒷부분에 있는 우리나라 역사상 최고의 화가인 겸재 정선이나 추사 김정희 예술세계에 대한 내용은 사실 제가 주로 직접 그들과 관련된 현장을 찾아다닌 흔적입니다.

김부식은 '삼국사기' 서문에서 자신의 책이 후세에 간장병 병마개로나 쓰이지 않을까 염려하는 글을 써놓았습니다. 옛날에는 흔히 종이를 말아서 병마개로 썼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종이도 흔해서 가치 없는 책은 병마개로도 쓰 잘 데가 없는 시대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책을 나름대로는 역사적 소명감을 갖고 썼으며,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단지 '나'라는 한 존재의 개인적 산물이 아닙니다. 무언가 하고자 하는 나의 무의식적 욕망도 사회적 역사적 복수성의 발로이므로 이 책을 출간하면서 무엇보다 ‘인연’, 또는 ‘인연의 조건’ 이란 말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습니다. 이 책이 그래도 일고의 가치가 있는 책이라면 그것은 수많은 인연이 쌓인 덕분이겠지요.
때로는 세 살 먹은 어린애에게도 배울 수 있듯, 제가 만난 그 모든 사물과 사람이 저의 스승입니다. 이처럼 삶은 본질이나 본성이 따로 존재하지 않고 나를 둘러싼 외부적 조건과 관계 속에서 형성됨을, 이 책을 출간해놓고 다시 찬찬히 읽으면서 새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생각의 틀로만 세상을 보려 하지만 좋은 예술은 이러한 고정된 인식의 틀로 보면 낯선 세계입니다. 그러나 바로 이런 낯선 체험이 고정된 생각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좀 더 넓고 깊은 차원에서 세상을 살 수 있게 하는 영역이 예술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저에게는 더 깊고 넓게 느끼고 생각함으로써 이전보다 풍요로운 정신과 마음을 지닐 수 있는 삶이 나와 너의 세계인 미술입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5월
                                    도 병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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