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 6218
2007.12.31 (23:4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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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년 새해에는 건강하시고 계획하신 일 이루시기 기원합니다.



2007년을 보내며


교수신문 필진과 주요 일간지 칼럼니스트, 전국 국ㆍ사립대 교수회 회장 등 3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007년 한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자기기인(自欺欺人)이 뽑혔다고 한다.
자기기인이란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인다’는 뜻으로 주자의 어록을 집대성한 책인 『주자어류(朱子語類)』와 각종 불경(佛經)에 나오는 사자성어다. 이 말은 자신도 믿지 않는 말이나 행동으로 남까지 속이는 사람 또는 도덕 불감증 세태를 풍자하거나 망언(妄言)을 경계하는 성어로 널리 쓰였다.
주자는 『주자어류』에서 ‘남을 속이는 것은 곧 자신을 속이는 것인데, 이것은 자신을 속이는 짓이 심해진 것이다’고 했으며, 중국 당나라 때의 불서인『법원주림(法苑珠林)』에서는 ‘망언하는 자는 자신을 속이고 또한 남을 속인다, 망언하는 자는 일체의 선한 근본이 없어 자기를 바보로 만들어 좋은 길을 잃게 만든다.’라고 했다.


‘리좀’의 철학자 질 들뢰즈는 뱅셍느 대학의 한 강의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야스퍼스가 던졌던 한 테마가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매우 심오한 테마입니다. 그는 상황을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습니다. 한계상황들, 그리고 단순한 일상적 상황들, 그는 말했지요. “한계상황들은 언제든 우리에게 닥칠 수 있다. 그것은 우리가 예상할 수 없는 바로 그런 상황들이다.” 여러분들은 뭘 원합니까? 괴로움을 겪지 않은 자, 그건 무슨 뜻일까요? 그는 자신이 버텨낼지 버텨내지 못할지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는 사람입니다. 정작 필요할 때, 가장 용감한 유형들은 맥없이 무너져버리고, 그 방면에서 형편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유형들이 경이롭게도 끝까지 버텨냅니다. 알 수가 없지요. 한계상황이란 정말이지 이런 것입니다. 마지막 순간에, 때로는 너무 늦었다 싶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를 스스로 알게 되는 그런 상황입니다. 좋건 나쁘건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을요. 그러나 우린 그걸 미리 말할 수 는 없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건 너무 쉽죠. “ 아, 난 결코 그걸 못했을 거야!” 우리는 그러면서 세월을 보냅니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 할 수 있는 것, 우리는 그 옆을 스쳐갑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를 알지 못한 채 죽고, 그것을 결코 알지 못할 것입니다.


위의 말처럼 사실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정말 할 수 있는 것, 그 옆을 스쳐가고,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를 알지 못한 채 덧없이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
스스로를 속이고 남을 속이는 것도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한 채 사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거짓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그것이 진실을 가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요한 건 진실을 향한 용기이며 실천임을 한 해를 마감하며 생각하게 된다.


12월 31일  11시 25분경

                                                           도 병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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