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 5241
2007.12.15 (21: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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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배-우연과 필연 사이’를 읽고

                                                


지난 12월 12일 책 한 권을 배달 받았다. 김성배 선생이 부쳐준 ‘김성배-우연과 필연 사이’란 책이었다. 지난 11월 30일 수원 행궁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한 작업실 겸 전시공간인 ‘우주대학’에서 출간 기념회가 있었지만 그날 마침 재직하는 학교에서 축제행사가 있어서 가지 못했는데, 김 선생이 책을 부쳐준 것이다.
책은 작지만 단정하고 묵직했다. 책을 펼쳐보니 김 선생의 삶과 예술의 흔적이 짜임새 있게 담겨 있었다. 한 해가 저물가는 시점에서 받은 값진 선물이었다.


책의 앞부분에는 이건용, 김찬동, 오상길, 조광석, 조 규현 선생의 글과 나의 졸고 두 편도 실려 있었다. 이건용 선생은 김 선생과의 가장 오래된 인연과 작품세계를 담담하면서도 진솔한 필치로, 김찬동 선생은 주로 질 들뢰즈의 ‘리좀’적 사유와 ‘내재성’의 사유로, 오상길 선생은 김 선생의 작업을 ‘개입’과 ‘조정’이라는 관점에서, 조광석 선생은 대지와 호흡하는 예술이라는 관점의 글을,  조규현 선생은 특유의 날카롭고도 힘 있는 문장으로 쓴 ‘김성배- 카일라스의 덫’을, 나의 글은 ‘예술을 넘어선 예술가’와 ‘흑백논리전에 대한 소고’였다.        
이 책의 뒷부분에서는 오상길 선생과 대담한 ‘작가와의 대화’를 읽을 수 있었다. 동서고금의 주요 고전과 마르셀 뒤샹과 카반느의 대화가 그러하듯, 진지한 대화는 논증적,  예술적 글쓰기보다 삶의 단면을 더 생생하게 느끼게 한다. 나는 두 분의 연륜이 묻어나는 속 깊은 대화를 읽으면서, 지난 수 십 년간 가장 실질적이고도 의미 있는 우리의 문화와 현대미술의 현장일지도 모르는 사건과 사실들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었다. 이 부분만으로도 삶과 미술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음미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애독서가 생긴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을 숙독할 수 있다면  김성배 선생의 삶과 작품세계를 실질적 측면을  소상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김 선생이 그간 해 온 수많은 드로잉, 회화, 설치 미술 작품들은 매우 이채롭고 다양하며, 한결같이 뱃장과 뚝심, 그리고 번득이는 기지와 해학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1988년의 인동초를 이용한 설치미술이나 1989년 소나무 갤러리에서 전시한 설치 미술인 한지, 먹, 돌, 오동나무를 오브제로 한 <무제> 작품 같은 것은 나도 처음 보는 작업으로서 매우 흥미로웠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지난 수 십 년간 김성배 선생이 큰 걸음으로 이 혼탁한 세상을 성큼성큼 걸었음을 알 수 있다. 즉 김성배 선생의 서구적 문맥과는 미학적 성취를 통해서 동시대 집단적으로 추구해왔던 미술 운동보다 훨씬 더 진정성 있는 현대미술의 특성을 자각할 수 있다. 현대미술은 예술가의 작품보다 어떤 의미에서 태도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 책을 통해 밝혀진 김 선생의 삶과 작업의 가치와 의미는 이 책의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실감할 수 있듯, 오상길 선생과의 인연의 힘이 컸다고 본다. 역시 현대미술의 가치는 그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에 의해 드러나는가 보다.  
                        
                               2007년 12월 15일
                                    도 병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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