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전원길 칼럼입니다.
조회 수 : 3157
2007.06.05 (13: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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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작업의 결과와 과정

전원길

2005/4/1 (0:38)

미술작업의 결과와 과정

한 학생이 나를 찾았다. 그리고 물었다. 수업시간에 다른 두 작가의 작업을 적절하게 조합하여 작업을 하라는 지도(?)를 받았다는 것이다. 본인은 소위 비구상 작업을 시작함에 있어서 적어도 자신으로부터 출발한 작업을 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게 되었다고 하면서 어쩌면 좋으냐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대답했다. 너는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지 잘 알고 있으니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하더라도 영 다른 길로는 가지 않을 것 같으니 한번 ‘하고 싶지 않은 대로’ 해봐라 라고 말해주었다.
사실 실기실에 들어가면 선생님이 선별해 준 사진들이나 자신이 인터넷이나 미술잡지, 심지어는 작년 졸업생 졸업 전 카탈로그에서 잘라낸 사진을 이젤에 붙여놓고 거의 베끼는 작업을 하는 학생들을 자주 본다. 결과를 중시하는 생각에서 나온 방법들이다. 작품 같은 작품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이런 현명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건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  이 시대 예술가의 작품은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시되기 때문이다. 어디서 출발해서 어떤 과정을 통해서 지금 너는 어디에 있는지 진술해야하고 그 진술내용의 어느 부분에 너의 것이 있는지 이야기 하지 못한다면 그 작품은 작품으로서의 자격을 인정받기 힘들다. 왜냐하면 정보가 넘치고 쉽게 많은 이미지를 취할 수 있는 오늘날 너무 쉽게 그 과정이 생략된 그림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는 하나의 잣대 아래 그 작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이 더 이상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즉 예술성을 평가하는 방식이 다원화되고 각자의 작업의 가치를 자신이 세워나갈 수 있는 자유에 대한 정당성을 스스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비록 전공을 하고 전문작가로 살아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냥 한 사람으로서 산다고 하더라도, 유형화된 삶이 아닌 생생하고 창의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한 작품이라도 자기로부터 출발해서 비록 어설프더라도 자기 길을 찾아가는 흔적을 남겨보아야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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