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 6123
2010.04.21 (15:44:03)
extra_vars1:  ||||||||||||||||||||| 
extra_vars2:  ||||||||||||||||||||||||||||||||||||||||||||||||||||||||||||||||||||||||||||||||| 
이 책은 영미 분석철학 계통의 예술철학자인 매튜 키이란이 2005년에 'Revealing Art'란 제목으로 출간한 저서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예술의 가치라는 주제와 관련된 핵심적인 의문에 대해 비평과 철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근 현대의 여러 예술작품들을 통해 탐구한다. 즉 근현대예술 작품이 과연 어떤 식으로, 또 어떤 이유로, 심오해지고 당혹스럽게 하고, 우리의 상상력을 넓힐 수 있는가의 문제를 탐색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문주의적 다원주의 입장에서 단일하고 중심적인 예술의 가치를 부정한다. 즉 단일한 하나의 예술적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술작품이 실현할 수 있는 가치들은 여럿이 있고, 이들 가치들이 미묘하고 복잡한 상호관계를 이룬다는 것이다. 저자와 견해를 달리하는 부분도 있지만, 예술의 가치에 대한 진지한 탐색과정을 드러내는 텍스트로 간주하여, 각 장의 소주제 별로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예술과 그 가치(매튜 키이란 지음, 이해완 옮김)

1장 원본, 독창성, 그리고 예술적 표현  

원작의 가치
이 장 서두는 예술의 가치가 그것이 주는 경험의 가치로 모두 환원될 수 있는가? 를 화두로 먼저 원작과 복제 작품을 예로 들며, 우리가 예술작품을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게 되는 방식들에 집중한다. 저자는 전통적으로 원본이나 독창성을 중시하는 것은 낭만주의 시대에 행해진 예술가의 이상화와 연관된 것이라 진술한다. 예술로서 달성한 독특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표현이 인간의 가장 고귀한 성취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낭만주의 시대에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오늘날 이런 전통은 거의 사라졌다고 본다.

가짜
이 부분에서 저자는 먼저 19세기 후반 이래 1920년대, 특히 다다이스트와 초현실주의자들은 사진을 두드러지게 사용한 예를 든다. 막스 에른스트는 보는 이를 불편하게 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 포토몽타주를 사용했으며, (*폰 하트 필트도 이러한 예에 해당) 뒤샹과 만 레이에서 제프 윌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작품은 원본이 무의미함은 시사하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원본이건 아니건 간에 당신이 보는 것이 원본과 같은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가의 여부가 문제라는 것이다.  
이어 저자는 발터 벤야민의 말을 예로 들면서 예술작품이 기계복제 시대로 진입했음을 언급한다. 그리고 저자는 1947년 앙드레 말로가 전 예술작품을 사진으로 찍은 가상 미술관을 언급한다.  
또한 모네 수련 복사본은 너무나 흔한 예가 되어버려 위대한 예술적 성취조차 진부한 것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인 것 같지만 대량복제로 인해 예술 감상이 꼭 싸구려가 되는 건 아니다 라고 주장하며, 그럼에도 원작을 보러 가는 목적은 무엇일까? 라고 자문한다.  
이에 대해 먼저 빌 브란트의 사진에 대해 기술하며, 그것은 인화본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본다. 이처럼 서로 다른 버전이난 제한된 인화본으로 인해 희소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작은 거리(1657-8)를 예로 든다. 이 그림은 정교한 그림으로 복제본이나 위작은 이 같은 원본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림과 사진 모두 완벽한 복제가 가능하다면 그래도 원작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치를 가질 이유가 있을까? 라는 물음을 제기한 저자는 ‘있다’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는 곧 기원이 본질essentiality of origin이라는 생각을 전제로 삼는다.
그 예로 예술세계를 복제 인간들에 비유한다. 가령 한 명은 진짜 딸이고, 한 명은 그 딸의 복제 인간일 경우 그들을 똑같이 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같은 식으로 어떤 작품이 겉모습으로는 똑같다 해도 이는 원작의 또 다른 버전이 아닌 원작의 복제물일 뿐이라는 것이다. 어떤 특정한 작품이 맺고 있는 관계들이 그 작품의 본성에 본질적인 차이를 만들고 그에 따라 그 작품이 어떻게 대우 받는가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즉 작품과 창조자 간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독창성
저자에 이 제목의 글에서 먼저 좋은 작품, 또는 위대한 예술작품을 높이 평가하는 것들 중 하나는 독창성임을 언급한다. (여기서 말하는 독창성이란 특정한 종류의 예술적 성취로 이루어짐)  
저자는 카라바조의 작품을 예로 들어 형식적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생한 명암효과chiaroscuro을 통한 빛과 어둠의 강렬한 대비이며, 가장 혁신적인 측면은 성서의 인물이 평범한 동시대의 사람으로 재현된 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패스티시는 다른 작품에서 베낀 요소들로 이루어진 작품 또는 다른 예술가의 스타일을 의도적으로 흉내낸 작품이지만 원작 같은 가치를 갖지 않는다며, 그 예로 반 고흐 그림 복제품을 든다. 이런 복제품은 개성적인 표현도 아니고 원작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시도했을 예술적인 발전이나 해결을 위한 작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반 고흐가 아를Arles에서 제작한 원작들을 보면 개성적인 양식에 도달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엿볼 수 있다고 본다. 그것은 신선하고 독창적인 양식- 할퀴고 베고, 내려찍은 듯한 선적 표현을 개발한 점, 그리고 자신이 주변의 풍경을 어떻게 보고 이해하고 반응했는가를 미묘하고도 대담한 방식 등이라는 것이며, 이처럼 원작만이 무언가 성취할 수 있다고 논증한다.

예술적 성취
서두에서 저자는 예술이 추구하는 특별한 종류의 가치 있는 경험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시각차가 크다는 것을 인정한다. 이들 견해들은 예술작품이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한에서 가치가 있다는 기본가정을 공유한다고 본다. 이에 대해 저자는 다른 관점을 제기한다. 예술적 가치를 결정하는 많은 부분이 경험의 가치와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예술적 가치가 곧 경험의 가치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말로의 가상의 미술관을 예로 든다. 커다란 밀폐된 방에 지금까지 보지 못한 서구 근대 예술가들의 원작들이 보관되어 있는데, 문을 열 경우 이 작품은 완전히 파괴되도록 건물이 지어졌다. 아무도 이 작품들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나이젤 위버튼은 이와 유사한 사고 실험을 제안하면서 이 사고 실험이 그 작품들이 아무런 가치를 지니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는데, 저자는 이는 잘못된 추론으로 본다. 좋은 소식에 기뻐하는 것이든 그림에 담긴 통찰력에 감탄하는 것까지 특정한 경험들은 뭔가 가치 있는 일이 일어났다거나 달성되었다는, 경험보다 앞선 믿음이 있어야 생겨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때 근본적으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그 좋은 일이지 그 좋은 일들이 제공하는 경험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저자는 니콜라 푸생의 고전주의 그림을 예로 든다. 푸생이 색의 우선성에 반대하여 회화적인 디자인과 형태적 유형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을 꼽은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 삶에서 가치란 가치 있는 것들이 실현되거나 상실되는 데 달린 문제일 경우가 대부분이지, 단지 그것들의 경험이 즐겁거나 값지기 때문에 가치 있다고 하거나 그런 경험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가치 없다고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이처럼 모든 예술의 가치를 값진 경험을 제공하는 잠재적인 성향으로 환원시키는 견해를 가지고서는 작품의 평가방식과 높은 가치평가의 이유를 알 수 없는 몇몇 종류의 예술작품의 예로 저자는 20세기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입체주의를 예로 든다.  
이어 저자는 오직 경험에만 근거해서 예술적 가치를 설명하는 것과 관련된 또 다른 결점은, 가령 모든 면에서 정확히 똑같아 보이는 두 개의 캔버스가 전시되어 있다는 점을 가정하면 시각적으로 구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떤 감상자든지 이 두 작품에 대해 가질 경험은 정확히 같을 것으로 추측한다.
그러나 하나는 100년 전에 만들어져 새로운 예술의 가능성을 불러일으켰으며, 그 이후에 오는 몇몇 중요한 발전의 전조가 되었지만 다른 작품은 그렇지 않으므로 두 작품이 각각 이전, 이후의 작품들과 맺고 있는 관계에서 드러나는 차이는 그들의 본성과 가치에 근본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그리고 저자는 현대예술들 중, 마르셀 뒤샹의 개념적 오브제, 흙이나 나뭇잎 같은 ‘가치 없는’ 재료로 작품을 만든 아르테 포베라 운동, 영미의 예술과 언어 운동, 라우센버그의 지워진 드 쿠닝 그림, 코넬리아 파커의 간격: 끈달린 입맞춤 등도 이들의 작품의 가치가 경험으로 완전히 환원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예로 제시한다.    
이런 논증을 통해 저자는 결국 예술적 가치가 전적으로 감상자의 경험에 의존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그것이 조잡한 버전이든 세련된 버전이든 간에 항상 잘못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근본적인 예술적 성취들과 예술작품에 대한 경험들은 그것이 가져오는 즐거움이나 값진 경험과는 독립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술적 상상력의 승리
앞에 언급한 관점에서 저자는 예술창작과 감상에 대해 근본적으로 생각해보면 어떤 작품들은 그 본질적 특성이 예술가의 상상적인 표현과 관련됨을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이러한 생각은 낭만주의에서 유래하는데. 낭만주의는 ‘진정한’ 인간 행위란 상상력이 마음껏 발휘되도록 하는 것이라 간주하여 예술이 그러한 자기표현의 가장 높고 순수한 형식으로 여겼다는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콜링우드의 예술관을 빌리는데, 그가 진정한 예술은 예술적 표현을 통해서 우리 자신의 생각과 느낌과 태도를 의식 속으로 가져온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 “예술은 정신의 가장 심각한 병인 의식의 타락을 고치는 치료제”라는 것이다.  
저자는 콜링우드의 이러한 관점에 대해 예술가의 상상적 창조와 감상자 입장에서의 상상적 참여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한다. 이런 맥락에서 저자는 상상적인 예술적 표현이 모두 의사소통을 위한 행위라고는 보지 않는다. 그 예로 저자는 예술적 스케치, 로댕의 드로잉, 루벤스, 콘스터블, 피카소 등을 작가의 흥미와 관심을 상상적으로 표현 예로 꼽지만, 특히 몬드리안의 구성 연작들이 이런 관점의 적절한 예임을 다룬다.
몬드리안이 자신의 예술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 있어 주안점을 둔 것은 그가 사물의 실체라고 여겼던 것을 포착해내는 일이었다는 것이다. 그에게 시각적 세계란 근본적인 세계를 숨기고 있는 외양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래서 몬드리안은 일상적 경험을 통해서는 포착될 수 없는 근본적 형식적 세계를 추구한 것이라 본다.

저자는 이 장 말미에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부터 2003년 베네주엘라의 페드로 모랄레스의 전시와  관련된 일화를 사례로 들며, 예술의 가치가 감상자의 경험으로만 환원될 수 없음을 역설한다. 그리고 이 장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한 번 예술가의 창조적 역할을 강조하고 예술이 인간 정신의 가장 뛰어난 상상력의 표현이 되기를 요구한 낭만주의적 관점을 비판적으로 계승하여  독창성과 독특한 표현은 그 작품에 대한 경험의 총합만으로는 포착될 수 없는 가치임을 주장한다.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115 사물, 이미지, 개념과 불확실한 정체성 탐색 -로니 혼의 전시회를 보고
도병훈
5588 2010-09-27
114 실재성에 대한 존재론적 물음과 예술
도병훈
5087 2010-09-07
113 ‘다르마키르티와 불교인식론’을 읽고
도병훈
5565 2010-07-01
112 ‘젊은 모색2010전’에 대한 존재론적 성찰
도병훈
5054 2010-06-12
111 예술과 그 가치(2) - 2장 미의 부활
도병훈
6034 2010-05-19
110 2010작업일기2
도병훈
5022 2010-04-27
Selected 예술과 그 가치(1)
도병훈
6123 2010-04-21
108 원근법과 관점perspective에 대한 단상
도병훈
6724 2010-04-14
107 법정스님 추모 현상에 대한 단상
도병훈
4899 2010-03-25
106 ‘미술 그 친숙하고도 낯선’ 에 대해
도병훈
5054 2010-03-06
105 2010작업일기1
도병훈
4917 2010-01-21
104 누구 없는가? 라는 화두
도병훈
5469 2009-12-21
Tag List
 

17598 경기도 안성시 미양면 이박골길 75-33 | Tel. 031-673-0904 | Fax. 03030-673-0905 | Email: sonahmoo@hanmail.net

Copyright ⓒ 2002- Alternative Art Space Sonahmoo all right reserved.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