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전원길 칼럼입니다.
조회 수 : 5373
2011.02.12 (20:5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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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010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야투 워크숍 작품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이틀간 원골 자연미술의 집에서 작업한 워크숍 자료들을 가지고 슬라이드 쇼를 진행하였다. 다른 프레젠테이션 때보다도 흥미진진한 분위기이다. 프로젝터가 설치되고 원골에서의 워크숍 작품들이 비추어진다. 처음부터 주저함 없이 자신의 생각을 몸으로 표현해내기 시작한 가나에서 온 패트릭 타고 턱슨의 작품이다. 처음 몇 작품은 내가 촬영해서 아는 내용들이지만 그 외에도 풀로 자신의 몸을 감싸고 호박을 잘라 모자를 만들어 쓴 작품들은 보지 못했던 것들이다. 즐겁고 기분 좋은 작품이다.

 

자연미술 워크숍에 참여하는 일은 자연과 함께 즐겁게 노는 일의 일환이었다. 원골의 주변 환경 자체가 창조적이고 흥미로우며 자극적이기 때문에 쉽게 창작에 몰입 할 수 있었다. 신선한 아이디어가 큰 수고 없이 쉽게 떠올랐다. 마치 자연이 내 사고 과정을 장악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자연이 주는 메시지는 단순하였지만 나에게 부과하는 질문은 매우 많았다. 따라서 대체로 매우 깊은 영감을 주고 사고를 자극하는 작품들을 창작할 수 있었다.

 

‘덧없는 존재인 우리들의 모순’

가면의 배후에 진짜 얼굴이 있듯이 고강도의 힘은 취약한 조직으로부터 나온다. ‘오남 두아 소 나 아호마 훈 노 소르’ (아칸 금언, 가나)는 이렇게 번역될 수 있다. ‘덩굴식물이 기어 올라가는 통로를 보여주는 것은 나무이다.’

 

‘죽기 전에 가치 있는 일을 하라’

나뭇가지는 인류에게 끊임없이 도움을 제공하는데 심지어 잘린 뒤에도 그리한다. 이 사람을 이해하고 선잠에서 깨어나라. 죽고 나서야 자연에 기여하려는가? 우리의 시간은 애초에 남아 있던 것보다 훨씬 가까이 왔다.

 

‘자연군(自然軍) 사령관’

끊임없이 자연 세계와 모든 천체(天體)를 격노케 한 여러분의 오만함이 이제 자연이 베푸는 아량 앞에서 극에 달하였다. 나는 여러분과 그 자손들을 파멸시키기 위해 모든 무기를 전진 배치시켰다. 나는 여러분의 경작지를 물어뜯을 것이고 동식물도 삼켜 버릴 것이다. 만일 여러분이 나의 마지막 경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여러분이 수년에 걸쳐 수고로이 이룬 모든 것들 위에 나의 머리칼을 풀어 헤칠 것이며, 여러분이 애초에 나온 바로 그 길로 돌아가게 만들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의 경계선들’

여러분의 손에 힘이 남아 있는가? 여러분이 제작하고 또 해체했던 것들을 잡고, 만지고, 느껴보라. 여러분의 생애가 이만한 수준에 도달한다면 산이나 바다의 가장자리 쪽에 정착하겠노라 결심하라. 그리고 거기에서 여러분의 손이 여러분의 안내자가 되게 하라. 여러분은 자신들이 자연에 가하는 행위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한다.

 

다음은 고승현 회원의 작품이다. 2008년에는 나무에서 길게 늘어진 나뭇잎을 입으로 물고 있는 작업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강아지풀을 한 움큼 잘라 입에 물고 하늘을 향해 누었다. 태양 빛이 풀과 얼굴을 비추며 떨어진다. 마치 입속에서 자라 오른 풀들을 더욱 잘 자라게 하려는 듯하다.

 

고 승 현

 

“풀밭위에 누워서....”

자연 속에서의 나의 작업은 더 이상의 아름다움이나 어떤 가치를 구현하지는 않는다. 나는 자연 속에서 안식을 얻기를 원한다.

강아지 풀을 잎에 가득 물고 풀밭위에 편안히 누었다. 태양에 눈부신 하늘을 바라보고, 땅의 기운을 느끼는 동안에 나의 몸과 마음은 신선한 에너지로 충전될 것을 기대하면서...

 

고승현 회원의 작품사진을 멋지게 찍었던 비엔날레 스텝 김선희씨의 작품이다. 가위로 어린 호박을 자르고 호박 줄기에 맺혀있는 수액을 붉은 전정가위 손잡이와 함께 찍었다. 적색과 녹색의 대비가 가위와 잘려진 호박 줄기가 간결하고 대범하게 연출되었다.

 

김선희

“기억과의 연결”

호박덩굴을 보며 주방에서 요리 할 때 호박이 생각났다. 칼이 지나간 자리에 동글동글 맺혀있는 끈끈한 아기자기한 물방울 다시 보고 싶었다. 싱싱한 재료임을 증명하는... 호박의 단면을 표현하고 싶었지만 주위에 칼은 없었고 가위만 있었다... 나의 의도와는 다르게 표현되었다. 싱싱한 보다는 잔인함이 느껴진다.

 

2008년 워크샵 1,2 회 워크숍에 참여하여 사진 촬영을 한 적이 있었다. 접해 보지 않은 워크숍이라 매우 흥미진진했다. 이번에는 스텝으로써 참여 했는데 충분히 즐기지 못해 아쉬웠다. 하지만 자연을 이용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그리고 어떻게 자연물을 이용하는지 눈으로 확인하며 체험했다.

야투 워크숍에 참여함으로써 머릿속에 존재하는 기억을 끄집어 낼 수도 있고

주어진 제한된 같은 공간 안에서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느끼며 어떻게 표현하는지 알 수 있는 기회여서 좋았다. 종이로 하는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이 아니라 열려진 공간에서 하는 브레인스토밍... 야투워크숍이라는 명칭보다는 자연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으로 다가온다.

 

 

나는 슬라이드 쇼를 진행하면서 먼저 작가의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 사진이 넘어 가면서 진짜 궁금할 때만 작가의 이름을 묻도록 하였다. 선입견 없이 작품을 보기를 바라는 마음과 이 모든 것이 자연의 소산으로서 함께 공유하기를 원해서였다. 아울러 이름을 묻는 과정을 통해서 서로 호응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김용익 선생의 작품은 참가한 모든 작가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전날 프레젠테이션을 통하여 오래된 미래로서의 인도를 소개하고 거기에서 자신이 받은 인상을 바탕으로 작업한 작품 ‘성배’가 함께 떠올랐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작업이 순수 자연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사람이 살다간 그 빈 집은 인간사의 생태를 바라보는 선생의 비판적이면서 따듯한 시각이 반영되어 있다. 낯선 언어로 밖에는 이야기 할 수 없는 진정한 자연의 회복에 관해서 그는 이야기 하고 있다. 오래된 미래라는 꼬여진 언어는 쾌적한 삶의 절망을 이야기하며 원시적 삶의 고귀함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어쩌랴 현대인은 현대인의 삶에서 한 발자국도 뒤로 후퇴할 수 없지 않은가? 김용익 선생이 이번 워크숍을 통하여 자연과 인간살이를 균형 있게 바라 볼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한다.

 

김용익

“경배 Worship”

오래전에 주인이 떠나버려 폐허가 된 어느 집을 찾아들어간다. 이름 모를 잡풀이 무성한, 아니, 제각기 이름이 있으되 내가 미처 알지 못하는 야생초가 무성한 마당을 헤치며 마루로 다가간다. 지붕은 내려 앉아 방바닥에 빗물이 흥건하고 가재도구들이 심란하게 흩어져있다. 흙과 먼지투성이의 비닐장판이 애처로운 저 마루에 펼쳐져있는 저것은 누구의 졸업 앨범일까?

이곳은 거룩한 곳... 마루의 처마를 받치고 있는 기둥에 금색 칠을 올린다. 이것이 산업자본주의 사회의 속도에 밀려 스러져가는 것들에 대한 나의 경배다.

산업 자본주의는 공동체를 해체하여 개인을 고립시켜서 자본주의에 매혹과 동시에 공포를 느끼는 피동적 소비자로 만든다. 공동체가 형성되어있던 장소를 일단 부수고 새롭게 배치한다. 너희들이 우애와 환대를 나누며 오순도순 살았던 공동체의 기억은 잊어라!! 그리고 소비를 즐겨라. 그러기 위해서는 너희의 노동을 헐값에 내 놓아야만 한다. 망각의 정치학은 우리에게 화려하게, 달콤하게 그리고 겁주며 속삭이다.

예술가는 망각의 정치학에 저항하는 자다. 저항 해야만 하는 자다!!

혹자는 말하리라. 너희 예술가 나부랭이가 아무리 그래봐야 소용없어. 세상은 달라지지 않아..

그러나, 얘야,.. 무한히 헐값으로 자연과 노동을 착취 할 수 있을 것이란 자본의 환상은 곧 깨어지게 되어있단다. 세상은 달라지게 되어있어. 나는, 우리 예술가들은 자기 스스로도 믿지 않는 전혀 불가능한 것을 꿈꾸는 허황된 로맨티스트가 아냐 알겠니? 정확히 말하면 현재는 불가능해 보이는 것, 그러나 미래의 에너지가 되는 것을 꿈꾸는 자들이지.

이 낡은 집, 폐허가 된 집을 경배하는 나의 태도는 현실을 일부러 외면하는 로맨틱한 예술가의 제스처 아니야.

그럼 뭐냐구?

감히 말하건대 우리의 “오래된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라구,,,

자본과 속도의 무한 경쟁 앞에 모든 국민이 무방비로 노출되어있는, 압축 성장의 후유증이 터질 듯 팽배해 있는 한국 사회에서 예술가들이 먼저 앞장서서 꿈을 꾸어 줘야해. 이제 이 치킨 게임을 끝내자구.. 속도의 무한경쟁에서 빠져나오자구. 이제 세상은 곧 바뀔 터이니 미리 준비하자구.. 자발적 실업자가 되고 사회적 망명자가 되자구,,

이제 곧 이 낡은 집은 폐가요 흉물로 스러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소생할 것임을 믿고 나는 준비하는 것이다. 기둥에 금칠을 올려 경배하며 준비하는 것이다.

 

2010 9.3 오후 4시 37분 공주 원골에서 김용익

 

야투 워크숍은 본 전시와 맞먹는 중요성을 가지고 운영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으로도 야투 워크숍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도시에 살면서 신자유주의적 시장주의의 야만성에 저항하여 사회적 망명자로 사는 젊은 예술가들과 워크숍이 공유되기를 바란다.

 

도날드 버그라스는 비엔날레 작품으로 연미산 입구 무덤 옆에 돔형의 작품을 남겼다. 매일 새벽 엔진 톱소리로 동료작가들을 깨우면서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작업하여 마침내 깔끔하게 떨어지는 돔을 완성했다. 생명의 쉼터로서 연미산을 찾는 사람들을 제일 먼저 맞이한다.

야투 워크숍을 통해서 보여준 그의 작업은 의외로 가볍다. ‘역류’라는 제목을 붙인 매주 병 작업에 대해 그는 애착을 보인다. 자연은 그의 말처럼 한계를 설정 할 수 없는 열려진 세계이다. 자연을 지나치게 신성시하면 정작 자연을 잃어버린다.

 

도날드 버글라스

 

‘숲 속 우매(愚昧)’

이 작품은 그저 내가 숲 속에서 노는 것과 비대칭에서 대칭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역류’

 

이 작품은 내가 가장 좋아하며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이것은 워크숍과 금강에 몸담고 있던 우리와 직접 연계된다. 이것은 설치된 것이 아니고 발견된 모습 그대로이다. 플라스틱 병이 이와 같이 급류 속에서 가만히 있기는 매우 드문 일이다. 마치 플라스틱 병이 자신을 산란을 위해 상류로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라 생각하는 것 같다. 나에게 자연은 나무, 돌 그리고 아름다운 것뿐만 아니라 우리의 쓰레기까지 포함하는 모든 것이다.

만약 카탈로그에 나의 작품 중 하나만 싣게 된다면, 부디 이것을 실어주길 청한다. 제목은 ‘역류’이다.

 

공허

 

공허의 신(god)이 우리를 따라왔다

언덕 위로 올라와

침묵으로 대기를 식혔다

 

말을 않는 것이

말을 하는 더 나은 방식.

모든 숨을 통해

허공 속으로 빠진다

 

 

 

로저는 워크숍 전날 진행했던 야투 프리젠테이션에서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이야 말로 제도화되고 경직된 교육 체계 속에서 잃어버린 인간의 감성의 원형 같은 것이며, 어린이들이 놀이하듯 하는 작업 속에는 단지 어린이의 순진함과 놀이로서의 단순함 뿐 만아니라, 인간의 소중한 본성의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어린아이의 놀이와 닮은 야투의 유희성을 옹호하였다.

 

로저 티본

 

‘생각의 숨결’

생각은 바람이 부는 대로 조용히 움직이는 구름과 같은 존재이다. 그것은 지나가는 길에 이것저것을 모으며 장애물을 통과하는 강이다. 하지만 생각은 또한 그가 가는 길에 파괴를 남기는 사나운 바람이다. 그것은 분노로 울부짖는 강이다. 그것은 멈추어지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끌어당기고 이완되어야 하는 숨결이다.

 

생각은 우리의 행동과 내뱉는 말로서 나타난다. 다른 성격과 여러 감정이 겹친 말. 기도. 주문. 불 같은 욕설. 칭찬. 찬송과 노래들. 화려한 말. 조용한 자장가. 진실한 말. 부정직한 말. 퍼지는 루머. 무미건조한 고찰. 흥분된 담론. 죽은 말. 지혜의 말. 생명을 죽이고 살리는 말. 말. 말은 말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야투의 개념에 대한 몇 가지 생각들

야투의 자연미술에 대한 개념(사고)에 대한 몇 가지 생각을 표현하면 이렇다.

나는 피카소와 쟝 미셸 바스키아의 작품을 예로 들고자 한다. –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 시대, 예술적 표현, 그리고 감각을 가졌지만 같은 사고를 가진 각각의 두 거장 예술가.

그들의 작품은 아이의 작품과 매우 비슷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들을 어리거나 아이의 작품을 만든다고 취급했던 적은 없다. 그렇다면, 그들의 작품과 아이의 작품 사이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실천 방법에 있어 차이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의 작품에서 그들의 작품을 분리하는 것은 그들의 세련되고, 창작적인 생각의 본질이다.

아이의 사고는 선천적으로 호기심이 많고, 탐구적이고, 장난스럽고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다. 그들은 개방된 사고를 갖고 있고 세상의 어떤 것에 대한 편견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리고 이 단계에서, 이러한 성향은 미적이고 생각의 창의적 발전의 순수한 단계로 나타난다. 아이에게 세상은 탐험을 위한 놀이터이며, 우연한 발견으로 이어지는 깊은 탐구적 감각에 의해 이끌어진다. 이 상태에서 그들은 그게 단순한 본능인지 아니면 모두에게 존재하는 자연스러운 성질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학습만을 강조하고 그들의 창조력을 기르는 활동을 무시하는 전통적인 교육 체제에 들어가면, 그들의 삶 내내 지속하는 이와 같은 성향은 사라진다. 어떤 아이들은 나중에 이와 같은 성향을 갖거나 되찾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성향의 경험과 활동적인 사용으로 인해, 그들은 미적과 창조적 발전이라는 세련된 단계로 접어든다.

이제는 성인이 된 그 아이는 이와 같은 성향의 중요성과 쓸모를 깨닫고 지속적으로 그것을 더 다듬는다. 이러한 것을 통해 그의 창조적 시도의 결과는 미숙한 이에게는 가끔 아이의 미술과 같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것은 형상을 갖추고 있지만, 예술가는 세련되고 숙련된 사고를 통해 의식적으로 그의 예술을 아이의 예술과 다르게 만들고자 노력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야투의 작업은 이러한 사고를 통해 만들어졌다. 그리고 다른 사고의 성격과 그것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관람자들에게 그러한 작업의 성격을 설명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들은 그 일부만을, 아이의 작업과 다를 바 없다고 볼 것이다.

 

 

라샤르드는 워크샵 기간 동안 별다른 작품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그가 내민 메모리스틱에는 여러 점의 작품이 담겨있었다. 넝쿨을 이용한 드로잉 작업과 자신의 몸을 이용한 그림자 작업 그 외에도 아주 다양한 작업을 보여준다.

어느새 이런 작품들을 했단 말인가. 그의 작업을 다 소개 할 수 없는 지면이 아쉽다. 나는 그의 그림자 작업은 단지 손가락으로 가위 바위 보를 하는 듯한 최소한의 행위를 통해 이루어진 작품이지만 그의 모뉴맨탈한 조각 작품만큼이나 명료하고 깔끔한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맑은 하늘에 작열하는 뜨거운 태양과 함께 만들어 낸 가장 선명하지만 소유 할 수 없는 조형물이었다.

산도르 바스 Sandor Vass는 땅에 자신의 등을 밀착시켜 생긴 자국을 보여주고 있다. 솔방울과 솔잎 그리고 나무 가지들의 흔적이 뚜렷하다. 산도르 자신도 별로 본적이 없을 등에 있는 점들과 붉게 새겨진 자연의 한 단면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 산도르는 이번 비엔날레에서 발로 걸어 자연과 만나고 그 여정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드로잉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그는 온 몸으로 자연과 만나고 있는 것이다.

산도르 바스

‘자연의 흔적’

자연에서 나온 우리 몸이 그 조물주로부터 멀어지는데 반하여 우리 안에는 자연을 잘 조작하려는 욕구가 있어서 이기적으로 자연의 외관에 점점 큰 상처를 낸다. 최근 우리의 몸에 다양한 문신을 하는 것이 유행인데, 다시 근원으로 돌아가서 자연이 스스로 문신을 하도록 선택권을 넘겨야 한다.

   

수지 슈렉 Suzy Sureck은 워크숍 기간 중에 두 점의 작품을 했다. 실제 뱀과 뱀과 기가 막히게 닮은 끈을 이용한 작품이 그 하나이고, 다른 작품은 계곡물에 머리카락 적시기 동영상 작품이다. 이응우 회원과 함께 한 이 작품은 두 사람이 긴 머리칼을 풀어 물과 함께 흐르도록 하는 작품이다.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추어 고개를 들어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는 마지막 순간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진지한 몸짓으로 출발하다가 마침내 모두의 웃음을 끌어내는 코믹하면서도 특이한 작품이다. 수지 슈렉은 연미산으로 돌아와 워크숍에서의 여운을 살려 손수 만든 자신의 키보다 큰 대나무 붓으로 한지위에 여러 점의 드로잉 작품을 제작했다. 붓의 움직임이 마치 자신의 머리칼에 기억된 계곡물의 흐름을 담아낸 것 같다.

Bamboo drawings -plants marks with Sumi ink on paper - Suzy Sureck 2010

 

‘Snakes’ ‘Hair washing performance’

by Suzy Sureck and Eungwoo Ri

 

에이조 사카타 Eizo Sakata 도 동영상과 설치작업을 병행했다. 나는 그의 짧은 동영상 작업에 더 마음이 간다. 솔방울에 솔잎을 끼워 세워 놓은 작품이다. 연약한 솔잎이 위태롭게 버티며 흔들리다가 일순간 불어온 바람에 의해 화면에서 사라지는 작품이다.

 

카랜은 이번 야투워크샵에 참가한 작가들 중에서 가장 산뜻한 작업을 보여주었다. 그가 행한 나뭇잎과 손금을 이용한 일련의 시리이즈 작업은 다른 설명이 없이 그 자체로 설득력 있는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담쟁이 잎과 같은 방향으로 손을 늘어뜨리고 있는 작업도 마음에 와 닫는 작업이다. 머리카락과 마른 풀 잎을 대비시키는 작업도 애써 작품 같은 모양새를 취하지 않아서 좋다. 그냥 거기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과 인간의 몸이 만나고 있다.

카렌 메이처-네스타

"생명의 선을 따라서“

우리가 원골에서 야투 워크숍에 참가했을 때, 그것은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자연의 기분을 느끼고 스스로를 쉬게 하는 최고의 기회라 생각되었다. 나는 다른 작업 방법을 찾았으며, 걸어 다니고 지나다니는 길에서 발견한 자연물을 가지고 노는 것이 작품으로 승화될 수 있다는 사실에 감동받았다. 인간과 자연 사이의, 개인적인 경험으로서의 이러한 연결성은 자연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많지 않은 도시에서보다, 원골에서 훨씬 더 뚜렷했다. 그것은 환상적인 경험이었으며 나는 다시 이 워크숍에 참가하는 기회를 갖고 싶다.

 

 

토니 쉘러는 자신이 발견한 거미줄을 찍었다. 비엔날레 작업 기간 내내 말없이 성실하게 작업하는 작가이다. 깊은 신뢰감을 주는 웃음과 함께 자신이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다. 아마도 이런 작업은 처음이었으리라. 나중에 그의 이미지 파일을 정리하다가 꽃 위에 앉은 나비를 찍은 작품 몇 점을 추가로 발견했다. 아마도 토니는 이 사진들을 작품이라고 생각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나는 숨겨둔 다른 사람의 보물을 훔쳐오듯이 소중하게 나의 컴퓨터로 옮겨 놓았다.

토니 쉘러

'거미줄'

내가 생각하기에 거미줄은 지적 네트워크(인터넷) 또는 자연의 세포 구조이다. 이것은 우리의 생명과 지구의 생존을 위해서 중요하며, 긍정적인 네트워크가 없는 삶은 불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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