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원한 풍경 1_Eternal
Landscape 6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paint marker_130×162cm_2008 주변이 야트막한 산으로 둘러싸인 작업실 마당에서 하늘을 바라보면 하늘은 넓디넓은 호수처럼 느껴진다. 올 가을 나는 맑은 하늘빛으로부터 여섯 조각의 색을 얻어 그림을 그렸다. 청명하고 무한한 느낌을 주는 하늘색은 시안(cyan)과 울트라마린 불루(ultramarine blue)에 마젠타(magenta)를 조금 섞고옐로우(yellow)를 아주 약간 더하여 만든다. 하늘색에 흰색 물감을 조금씩 섞어 흘리면 두둥실 커다란 구름 한 조각이 화면에 나타난다. 산과 골짜기가 보이고 이름 모를 동물들과 누군가의 얼굴이 구름 속에 보인다. 천천히 드러났다가 다시 배경 속으로 사라지는 하늘 길을 구름에 걸쳐 놓는다. 나는 구름의 마음으로 이 세계를 넘어 영원한 풍경과 만나기를 바라며 가늘고 긴 선으로 그림을 그린다. 이미지들이 구름처럼 뭉쳤다가 다시 풀어진다. ........... 전원길의 작업노트중에서, 2008. 12  영원한 풍경 3_Eternal
Landscape 6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paint marker_130×162cm_2008 전원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독특한 정원에 와있다는 느낌이다. 그의 정원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듯하면서도 현실보다도 더 리얼한 공간이다. 처음 그의 정원에 초대되었을 때, 착시에 의해서인지 아니면 그가 고안한 교묘한 트릭 때문이었는지 그림 속의 물체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들은 아주 느린 속도로 눈의 움직임에 따라 운동하고 있어 쉽게 알아차리기가 어려웠지만 그것들은 아주 서서히 그러나 분명히 운동하고 있었다. (그것들은 살아 있었다.) 땅, 풀, 나뭇잎, 하늘... 그의 정원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아마 우리 눈의 움직임에 따라 모습을 바꾸어 나간다. 그의 표현을 빌자면 아마 만물이 순환하고 있는 것일 것이다. 생물만이 아니다. 그가 그린 일상의 오브제들도 생물체들과 마찬가지로 순환하고 운동한다. .........
박우찬(미술평론가) 2005년 개인전 서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