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전원길 칼럼입니다.
조회 수 : 4593
2012.02.03 (20: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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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곤의 ‘속 보이기’

전원길 

 

김희곤의 그림은 자해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뜯어내고, 후벼내고, 갈아내서야 그림이 된다. 사물의 이름을 제거하고 그 존재의 본 모습으로 사물을 환원시켜 파생적 존재를 탄생시키는 이전 작업들, 즉 비닐로 물체를 꽁꽁 싸 들어가는 작업들은 가슴 답답한 압박이 전해졌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다시 선보인 그의 작업은 맥락상 이전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읽혀진다. 하지만 그의 작업 속에 늘 가득했던 무거움이 뒤로 물러서고 개운하고 가벼운 느낌이 신작들에서 보인다. 인간이란? 인생이란? 질문의 물음표를 떼어버리고 그냥 인간과 인생의 사이에 존재하는 것들에 눈길을 나누어 주기 시작한 것은 아닐까?

칼로 캔버스를 도려내서 안을 보여주고 캔버스를 잘라 젖혀서 그 이면을 보여주는 ‘속 보이기’ 방식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질문의 형태를 취하지만 그의 작업과정은 ‘어느새’ 심각함에서 벗어나 있다.

무채색으로 혹은 단색으로 무장했던 이전 작업에 비해 몇몇 작업에서 색의 혼용이 보이는 것도 변화 중의 하나로 보인다. 색의 혼용은 자연스럽게 조화라는 눈의 논리를 수용한다. 충동적 직관에 의지하여 집요하게 밀고나가는 작업방식을 잠시 내려놓고 캔버스의 올을 풀어 다시 연결하는 섬세한 감성도 보여준다.

나는 그의 이러한 변화가 반갑다. 김희곤의 작업을 늘상 지배하던 무거움을 덜어내었지만 여전히 진정성을 유지하는 작업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몸을 추스리고 다시 시작하는 이번 전시가 단지 워밍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허전했던 그의 가슴 한켠을 채워줄 어떤 실마리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

피를 타고 흐르다 솟아오르는 예술충동은 누구나 가진 것은 아니다. 자의적으로 벗어 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계속 흘러나와야 하며 그 자체로서 필연적 정당성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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