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전원길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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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21일 금요일

 

 

예선 때 보다는 마음의 여유가 있다. 아무래도 이틀간 진행되는 결선 일정 때문이리라. 예선 때보다는 날씨도 맑고 추위도 덜하고 바람도 없어서 작업하기가 한결 수월하다. 한 번 호흡을 맞춘 만큼 지난 번 보다 말없이 진도가 나간다. 자르고 붙이고 어느덧 큰 그림이 나오는 것 같다. 현장에 설치된 간이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야전에서 먹는 고기 스프와 맥주가 별미다. 다른 팀들도 한결 여유가 있어 보인다. 막간의 시간을 이용하여 다른 팀들과 사진도 찍는다.

오늘은 6시에 탈린 시장 환영 리셉션이 있다. 4시 30분에 하루 작업을 마무리하고 호텔로 돌아와 한 시간 정도 쉬었다가 모두 올드타운 중심에 있는 시티 홀 리셉션 장으로 향했다. 전통의상을 한 문지기가 손님을 맞이한다. 입구 홀에 있는 옷걸이에 겉옷을 벗어놓고 의자가 놓여있는 방으로 올라갔다. 아름다운 방이다. 중세 시대의 오래된 건물이지만 전통적 느낌을 살려 리모델링한 공간이다. 중세 시대에 시의 중요한 사안에 대한 토론이나 송사의 장소였다고 한다, 앞에 테이블이 있고 긴 의자들이 놓여있어 사람들이 연설을 듣거나 진행되는 행사를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시장 인사 그리고 건물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고 바로 옆방 환영식장에서 포도주와 다과가 제공되었다. 특별한 장소에서 대접 받는다는 느낌이었다. 특히 중세의 장인들의 손맛이 그대로 담겨있는 나무의자가 마음을 당긴다. 천정과 벽에 그려진 벽화도 아름다웠다. 다시 오기 힘든 이 장소의 특별한 분위기를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 두고 싶었다.

 

탈린 시티홀 리셉션장

시티홀에서 나오자 핀란드 작가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후 스케쥴에 대해서 물었다. 아마도 우리와 함께 저녁을 하고 싶은 것 같다. 함께 식당을 찾았다. 시티 홀 근처를 두리번 거리며 식당을 찾는데 마침 페터가 부인과 함께 지나간다. 반가운 인사를 하고 저녁 식사하기 좋은 곳을 물었다. 저기는 전통식이며 여행객을 위한 곳이고 이쪽은 먹고 놀기 좋은 곳이고 저리로 가면 또 다른 식당이 있다고 했다. 바로 오른 쪽 먹고 놀기 좋은 곳으로 갔다. 입구에서 먹기만 할 것인지 공연도 즐길 것인지 물었다. 오래 머물 생각은 없다고 했다. 적당한 자리를 찾아 앉아 각자 주문을 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피차의 궁금 사항을 묻기도 하면서 대화를 나누었다. 모두들 수염을 기른 마치 영화에서나 보았을 외모에 점잖은 분들이다. 나이도 꽤들어 보인다. 50대 후반 아니면 60대 정확하게는 모르겠으나 표정부터도 진지한 작가들이다. 다른 팀들이 목수들과 기술자가 혼합된 팀들로 구성된 반면 우리나 핀란드나 모두 순수미술을 하는 전문작가들이다. 하지만 핀란드 팀은 아쉽게도 예선통과에 실패했다. 작가 한 분은 대학에서 조각을 가르치는 교수라고 했고 다른 한 사람은 화가 그리고 조각가로 구성된 팀이다. 우리가 하고 있는 자연미술운동에 관하여 설명하였다. 관심을 가지고 우리의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자신들도 핀란드 숲 속에서 이루어지는 자연미술심포지엄에 참석한 적이 있다고 했다. 오란키(Oranki)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야외전시프로그램이다. 한국에 돌아와 인터넷을 찾아보니 2001년 시작되어 2004년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워크숍이다.

이야기 중에 흥미로운 질문을 받았다. 왜 하필이면 토끼를 주제로 불 조각을 했냐는 것이었다. 올 해가 토끼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자 핀란드 작가가 말했다. 탈린의 상징 동물이 토끼라는 것이다. 우리는 몰랐다. 그렇다면 우리의 예선통과에 토끼가 도왔다는 말인가? 또 다른 일행을 기다리는 그들에게 나중에 우리가 가지고온 자료를 주기로 하고 먼저 자리를 나섰다. 조금 걸어 나와 슈퍼마켓에서 먹을 간식거리를 산 다음 호텔로 돌아왔다.

탈린성 입구

눈 쌓인 올드타운 골목

 

2011년 1월 22일 토요일 

오늘은 작업을 끝내는 날이다. 어제 기본적인 작업을 해 놓았기 때문에 계획한대로 마무리하기만 하면 된다. 가장 어려운 작업은 역시 토끼의 귀 한쪽을 올려붙이는 작업이다. 높은 곳에 사다리를 타고 귀를 올려서 잘 움직이도록 설치를 해야 한다. 밀고 당기고 한참을 씨름하여 귀를 붙이고 나니 귀가 짧아 보인다. 일 미터 정도를 애써 이어 붙이고 나니 이제야 제대로 된 듯 만족스럽다. 토끼 형태의 뒷 판을 세워 고정 시키는 것도 쉽지는 않다. 마침 예선에서 탈락을 고배를 마신 멕시코 팀과 자원봉사자들의 힘을 빌어 뒷 판을 고정 시켰다. 약간 여유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시간이 빠듯하다. 구석구석 지푸라기를 채우고 점화 준비 까지 하고 나니 이미 날은 어두워졌다. 각 작품들이 조명을 받아 낮에 보는 것과는 다른 분위기가 감돈다. 잠시 휴식을 위해서 호텔로 가는 길에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작품을 보니 그럴싸하다. 다른 자품들이 모두 구조적이고 건축적인 작품인데 반하여 우리들의 토끼는 회화적이고 심플하다. 무엇보다도 조명과 어우러져 정말 달 속에 토끼처럼 아스라한 느낌의 이미지가 드러난다. 사람들이 오가며 관심을 보인다. 어! 이러다 상 타는 것 아닌가하는 기대감마저 들었다.

호텔에서 젖은 양말도 갈아 신고 옷에 붙은 까실 까실한 지푸라기도 제거하고 다시 전시 현장으로 나왔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방송사의 카메라 장비들도 세팅이 되고 기자들도 왔다 갔다 취재가 바쁘다.

식전행사는 폭죽이 연신 터지는 가운데 피겨 스케이팅이 이어지고 무대 한편에서는 큰 북 공연이 계속된다. 북소리와 불조각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분위기를 돋우는 사회자의 목소리도 한 몫을 한다. 역시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순위발표이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까지 불렀을 때 아 우리는 순위에 들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일등은 리투아니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역시 리투아니아가 일등이다. 가슴이 쓰렸으나 여기 와서 즐기고 경험한 것을 생각하며 위안을 삼았다. 식후행사는 저녁식사와 파티로 이어졌다. 저녁을 먹고 어수선한 파티현장을 뒤로하고 일찍 호텔로 왔다. 아무래도 나이 탓인가 아니면 시차와 피곤한 일정 때문인가? 세 사람 모두 저녁시간만 되면 힘들어지고 사교 의욕이 떨어진다.

조명을 받은 한국 팀 작품

      한국 팀 작품 연소 과정

 

  

  완성된 국가별 작품들

 

 

 참여 작가들 관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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