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전원길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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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15일 토요일

 

고승현

강희준

전원길

 

내일로 다가온 예선을 위해서 오전에 세 사람이 모여서 작업에 대한 협의를 했다. 토끼 모양의 구조물을 세우는 방법과 움직이는 장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았다. 사실 알고 보면 세 사람 다 나름대로 작업과 일반적인 일의 진행에 있어서도 경험이 많다. 고 선생님은 2008년 자신이 다니는 교회 건축을 맡아서 진행한 분이다. 그 이전에도 선친의 집을 개보수하여 공주 명물 고가네 칼국수와 맛갈 식당을 인테리어를 했고 공주 원골의 자연미술의 집과 비엔날레 시설물의 대부분이 그의 감독으로 이루어 졌다. 강희준 선생님은 세 명 중 유일한 조각 전공자로서 공간 구성에 남다른 감각과 순발력 있는 재치로 손 빠르게 작업을 해내는 재주가 있는 분이다. 나도 작업의 방향과 흐름을 잡아 나가면서 한 몫을 해 낼 수 있다. 약간의 이견이 있었으나 길지 않은 토의 끝에 원만하게 의견을 조율 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의 예기치 않은 상황은 어제나 있는 법이니 지혜롭게 대처해나가면 될 일이다.

작업 내용과 방법을 확정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오늘은 5시에 이곳 학생들의 화이어 스컵쳐를 구경한다. 그리고 호텔 식당에서 내일 진행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이 있다. 점심 먹고 남는 시간에는 다시 탈린 시가지 구경을 나가기로 했다.

학생들의 불 조각은 어딘지 어설프지만 재미있게 마을 사람들과 더불어서 즐기기에는 더없이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잘 보기 위해서 쌓아 논 눈더미 위로 올라간 사람, 아빠의 목말을 탄 어린 아이 등 많은 사람들이 둘러선 가운데 한 작품씩 태워나갔다.

행사 큐레이터인 스웨덴 작가 군나의 행사 오리엔테이션 

대회 오리엔테이션은 스텝 소개와 내일 진행될 예선전의 일정과 방법 소개 그리고 질문 등으로 이어졌다. 한 작품을 태우고 심사하는데 몇 분정도를 잡는지 물어보는 질문이 있었다. 10분정도를 생각하지만 다른 작품으로 넘어가더라도 계속 관찰하면서 과정을 보겠다고 했다. 군나는 키가 190cm 정도 되는 거인형 체격에 항상 머리띠를 하고 갈색 수염을 기른 사람인데, 턱수염의 가운데 부분을 땋아서 개성(?)을 살렸다. 거기다가 바바리 코트를 길게 늘어트리고 다니는 옷 스타일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이다. 헤리 포터에 나오는 마법사 같은 느낌을 준다. 덩치와는 다르게 언제나 따듯한 눈길을 (내려) 보내는 사람이기도 하다. 군나 같은 특이한 복장은 그와 같이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평이한 일상에서 떠나온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예술가로서 일반인에 대한 일종의 서비스인 셈이다.

군나의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얼음 조각팀은 진행자인 티유와 미팅를 가졌다. 얼음조각 워크숍에는 에스토니아 조각가 엘로와 러시안 팀, 멕시칸 팀, 핀니쉬 팀 그리고 진행자인자 작가인 티유가 참가한다. 열 두 종류의 띠 동물(쥐, 소, 호랑이, 토끼 등)을 주제로 한 얼음조각은 구정 때 올드타운 성 아래 연못에 전시된다고 한다. 전시기간은 날씨 상태에 따라 계속 추우면 좀 더 오랫동안 전시되고 날씨가 따듯하면 일찍 철거될 것이다. 에스토니아에서 동양적 정서가 담긴 동물들을 주제로 그것도 음력 설에 맞추어 전시를 한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2011년 1월 16일 일요일

 

대회현장의 참가국 국기

 

재료 정리

대회는 예선과 결선으로 나누어 진행되었으며 12개 팀 중에서 6개 팀이 예선을 통과해서 결선을 치루게 되어있었다. 16일 예선이 열리는 현장에 도착하니 팀별로 일정한 양의 나무와 짚단이 이미 나누어져 있었다. 날씨는 무척 춥고 눈보라 까지 휘날리는 날씨였다. 얼굴을 전체 감싸는 마스크를 준비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현장 곳곳에는 장작 난로가 타고 있었다. 팀별로 톱과 망치, 철사, 노끈 그리고 사다리도 지급되었다.

이미 일찍 도착하여 작업을 시작한 팀도 있었다. 우리도 주어진 재료를 가지고 미리 계획한 대로 제작을 시작했다. 우리가 계획한 작업은 ‘놀란 토끼’라는 제목의 토끼를 주제로 한 작업이었다. 토끼해를 맞이하여 새해에 일어날 좋은 일들 이를테면 전쟁과 기아가 사라지고 남북한이 통일되는 일로 인하여 토끼를 놀라게 할 것이라는, 모든 사람의 희망을 담은 작품이었다. 기본적인 형태는 토끼모양을 입체로 만들되 작품이 타들어 가면서 토끼의 귀가 쫑긋하게 위로 솟아오르도록 작품을 설계하였다.

고 선생님과 강 선생님의 수염에 고드름이 맺히고 손가락이 얼어 망치질이 잘 안될 정도로 날씨는 혹독했으나 워낙 촉박한 작품제작 시간으로 인하여 어떻게 하루가 지나가는 줄도 모르게 작업을 끝냈다. 추가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면 끝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미 한 쪽에서는 작품을 태우기 시작하고 있었다. 심사위원들은 어두어진 현장에서 서로를 구별하기위하여 머리에 빨간 표시등을 달고 작품을 심사하였다. 나중에 심사위원 중의 한사람이었던 페터에게 심사의 중요관심사가 무엇인지 물었다. 물론 완성된 조각적 상태도 중요하지만 타들어 가는 과정에서 보여 지는 내용에 많은 비중을 둔다고 하였다.

눈에 딱히 들어오는 작품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작업들 이었다. 마침내 우리차례가 다가왔고 미국 팀에서 불을 인계하여 아궁이처럼 뚫어놓은 토끼의 배안에 불을 붙였다. 불은 생각보다 빠르게 타올라 작품 전체를 휘감았다. 어느 팀의 작품보다도 강렬하고도 힘차게 타올랐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작업의 포인트로 생각했던 토끼귀가 움직이지 않았던 것이다. 정신없이 열심히 했지만 보여줄 것을 보여주지 못한 우리는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 토끼 귀는 왜 올라가지 않았을 까? 결론적으로 무거운 토끼 귀를 올리기에는 추의 위치가 너무 가까이 있었고 추도 더 무거워야 했다. 아쉬웠지만 좋은 경험을 했고 이제는 남은 일정을 부담 없이 지내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았다.

작품제작 과정 

행사를 마친 작가들과 진행스텝들은 호텔에서 가까운 식당으로 이동했다. 공장을 개조해서 만든 멋진 공간이었다. 식사를 시작하기 전 행사의 진행을 맡고 있는 엡Epp이 간단한 기념품을 참가팀에게 주었다. 멕시코 팀은 함께한 작가들에게 준비한 손수건을 나누어 주었다. 받기만 하려니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본 행사의 큐레이터를 맡고 있는 스웨덴에서 온 군나가 심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원래 여섯 팀을 뽑기로 했으나 워낙 경쟁적인 분위기 속에서 한 팀을 더 뽑기로 했다는 말을 했다. 여섯 팀을 다 부른 다음 그는 ‘코리아’라고 마지막 일곱 번째 팀을 호명하였다. 우리는 전혀 기대를 안 한 상황에서 너무도 놀라웠고 다소 당황스럽기 까지 하였다. 귀가 서지 않아서 실망이 너무 컸던 탓일까 ? 예선 통과를 조금도 기대를 안했는데 예선을 통과하게 되다니... 하여튼 우리는 결선에서는 제대로 보여주자고 이심전심의 다짐을 하였다.

불타는 작품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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