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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1 (12:30:07)
<열녀서씨포죽도> 출품 소감(TV쇼 진품명품, KBS1TV, 10.21. 11시) <TV쇼 진품명품(870회>에 고향 문중에서 소장 중인 <열녀서씨포죽도>란 옛 그림이 출품되었다. 이 그림은 조선 정조 때의 대표적 초상화가인 화산관 이명기(華山館 李命基, 1756~ 1802년 이후)가 그린 것으로, 필자의 선대 할머니로서 조선 세종 때에 살았던 열녀 서씨의 이채로운 사연과 역사적 내력이 담겨 있는 그림이다. <열녀서씨포죽도>의 내력과 가치에 대한 종합적 고찰 후 책정된 감정가는 무려 10억으로, 1995년 진품명품 프로그램이 방영된 이래, 회화로서는 역대 베스트 세 번째의 고가였다. 이러한 감정가가 곧 그림의 가치에 대한 객관적 척도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백 년 역사적 사연을 담고서도 시골 벽촌에서 별다른 주목의 대상이 되지 못했던 이 그림의 내력을 아는 나로서는 감회가 남달랐다.
어릴 때부터 <열녀서씨포죽도>에 대해 얘기를 들었지만 내가 실물을 처음 본 것은 1996년 추석 무렵이었다. 그 당시 이 그림에 대한 첫인상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특히 종이의 표면이 현대의 최고급 종이처럼 반질반질할 정도로 매끈하고 색감도 현대의 수채화 물감으로 그린 듯 맑고 선명해서 처음 본 순간에는 진품이 맞을까 의심이 될 정도였다. 대학시절 서양화를 전공했기 때문에 그 때만 하더라도 전통회화는 흔히 보는 일반적인 한지나 화선지에나 그리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
<열녀서씨포죽도>는 1795년, 정조 19년에 당시 조선 제일의 초상화가로 인정받던 화산관 이명기가 정조의 어진을 그린 공로로 지금의 경북 영천 지방에 찰방(현 우체국장)으로 재임하던 시절에 고향의 문중 선조가 부탁해서 그리게 된 그림이다. 이번 방송에서 간략히 소개되었지만 이 그림의 역사적 배경은 조선 세종 때 선조의 이른 죽음을 슬퍼한 자리에서 ‘백죽’, 즉 흰 대나무가 자랐다는 신화 같은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현대적 시각에서는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사건이지만, 시대가 희생을 강요해서 생겨난 다른 비정한 열녀 이야기와 달리 한 여인의 슬픔이 대나무란 상징적 나무를 통해 마침내 백색으로 승화된 사연의 메타포와 오랜 역사를 간직한 그림이면서, 무엇보다 실물 오브제로까지 구체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필자에게는 예술적 상상력의 근거이기도 하다. 프로그램 방영을 계기로 드는 생각은 조선시대의 대표적 초상화가인 이명기의 그림이 전칭 작을 포함하여 약 30여점이 현존하므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명기 특별전을 개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열녀서씨포죽도>를 국립박물관에 기탁해서 공적 활용가치를 가진 문화유산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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