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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미국시인 (3)

 

                          3. 윌리엄즈(William Carlos Williams)

 

1.     객관의 시법

로버트 프로스트가 뉴햄프셔의 전원생활에 천착하여 시를 썼다면 뉴저지의 정서를 객관적으로 그리며 대공황 당시 어렵던 중하류 계층의 도시 사람들의 애환을 있는 그대로 그려낸 시인이 월리엄즈(William Carlos Williams, 1883-1963)이다. 그는 이른바 객관성의 시를 고집한 시인으로 그 시의 출발은 이미지즘의 시에 있다. 힐다 둘리틀(H. D.), 메리언 무어(Marianne Moore) 그리고 에즈라 파운드(Ezrra Pound)가 주창한 이미지즘의 시학이란 이른바 사물의 있는 그대로 순간적인 인상을 제시하는 시법이었다. 이것은 동양시, 즉 한시와 일본 하이쿠의 단상에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선명한 이미지를 제시하는 순간적인 인상의 이 시법은 특히 동양시에 열광하였던 파운드의 시에서 많이 발견되는데 정작 파운드 보다는 후대의 다른 시인들의 시에서 그 영향은 더 큰 파장을 일으키는 것 같다. 즉 파운드의 시에서 그것은 그냥 소개되는 정도에 그치고 있으나 후대의 시인들에게 있어서는 그것이 더 깊어지고 다른 차원의 것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파운드의 시에서 흔히 이미지즘의 대표시 정도로 읽히는 것이 [파리의 지하철역에서](“In a Station of the Metro”)라는 시이다.

 

    무리 속의 이 유령과 같은 얼굴들; 비에 젖은

     나뭇가지에 달린 꽃잎들.

 

    The apparition of these faces in the crowd;

    Petals on a wet, black bough.

                                             -전문

 

    이 시는 지하철 전동차에서 쏟아져 나오는 도시 사람들의 무표정하고 생기 없는 얼굴들을 젖은 나뭇가지의 창백한 꽃잎에 비유한 것이다. 대도시의 복잡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의 얼굴을 창백한 꽃잎에 비유한 것으로도 부족해서 검은 나뭇가지를 대입하고 있다. 창백한 꽃잎과 검게 젖은 나뭇가지의 색상의 대비는 충격적이다. 이 시를 읽는 순간 독자들은 그 도발적인 비유에 무릎을 치게 된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20세기 초반의 대도시 생활은 그 이전의 전원적 생활에서의 급격한 비인간적 전환이었다. 물론 19세기 산업혁명이래로 도시화는 각 나라에서 급격히 이루어지고 있었으나 20세기 초의 도시화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자본주의의 팽창으로 사람들이 모여들던 대도시는 급기야 지상의 도로로 부족해서 땅 속에까지 길을 내게 된다. 생각해 보라, 지금으로부터 90년 전에 시인 파운드가 땅 속을 지렁이처럼 달리는 전동차와 거기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서 느꼈을 그 비인간성의 충격을 …… 그리고 이 시는 당시 서구의 시단에 큰 충격을 주었다. 영시는 전통적으로 길고 유장한 흐름을 갖는다. 그러나 이 시는 긴 설명을 사절한다. 마치 일본의 하이쿠와 같이 촌철살인의 한 마디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이 시는 당대의 시인, 독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20세기 들어서 영미의 시인들은 맥 빠진 조오지아 조의 시(낭만시의 흐름이 19세기말 극대화 되면서 막연한 영탄과 퇴폐적 탐미주의에 빠져들어 갔던 유파의 시)에 대한 대안을 모색했고 거기에 걸려든 것이 17세기 형이상학파 시인들, 그리고 불란서 상징파 시인들이었고 이들을 통해서 시의 시어와 비유에 활력과 생명력을 불어 넣음으로써 현대시의 독특한 모습을 만들어 내었다. 여기에 한 다리를 거드는 것이 동양시의 영향이었다. 특히 미국시단의 경우 동양사상과 동양시의 영향이 뚜렷하다는 것은 이미 앞에서 언급한 바이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가 본받아야할 그들의 왕성한 호기심은 한시와 일본시의 (그들에게) 낯선 모습을 그냥 두지 않았다. 그리하여 생겨난 이미지스트 운동이 역시 모더니즘의 한 흐름을 형성한 것이다. 파운드의 한시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과 탐색은 대단했다. 위낙 동서고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그의 시에서 배경을 이루긴 하지만 특히 동양에 대한 호기심은 그의 시에서 중요한 특색을 이룬다. 그리고 거기서 태동한 것이 이미지스트 시운동이고 그것이 영시의 군살을 빼는 데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동양의 시가 서양의 시에 준 영향에 대해서 그것 보라는 듯 자만해서는 곤란하다. 오히려 동양의 시를 도입해서 독특한 자기네의 시법을 만들어 버린 그 용광로적인 수용성에 대해서 겸허해야 하고 그런 자세를 배워야만 하는 것이다. 시어의 아름다움과 활력을 위한 실험과 수용은 한 나라의 언어의 발달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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