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글 수 1,482
조규현
조회 수 : 1482
2015.05.17 (12:22:06)
[야생의 과학] 34
고-슈(甲州)의 精神風土와 후가자와시치로(深澤七郞)
대학생시절, 인류학이나 종교학을 배우고 있었던 친구에는 도시부에서 태어난 사람이 많았고, 이들은 시골을 제대로 체험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였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조사를 위해 보르네오나 뉴-기니아 등지를 가던지 아마죤 유역으로 가면서, 선주민들의 세계와 만나서는 놀라워했습니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런 필요가 없었습니다. 20세기 초두에 출판된 인류학 관련 책을 통해서 당시의 뉴-기니아인들의 사고방식을 알게 되었는데, [이것 나 알고 있어, 할머니가 이야기 해 준 것과 같은 것이야] 라고 하면서 그렇게 놀라워하지 안했습니다. 이를 통해 나는 얼마나 다행한 곳에서 태어 났던가 하고 마음을 놓게 되었습니다. 보르네오의 산속이나 아마존유역의 인디오곁으로 찾아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나는 인류학적 환경속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세계에 둘려 쌓여있었던 것을 분명히 의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가장 절실하게 실감케 해준 사람이 후가좌와시치로였습니다. 후가좌와시치로가 [나라야마부시꼬Ballad of Narayama](주-1) 를 가지고 데뷰한 일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부친이 와서 독서회에 제기했던 책이 바로 [나라야마 부시꼬]였습니다. 여기서는 熊王德平의 [기쯔내와 다누끼], 나가무라기쥬로(中村鬼十郞)의 작품등, 말하자면, 농민문학자로 불리는 작가들의 작품을 선호하여 자주 서로 나누어 가며 읽곤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후가좌와시치로라고 하는 분은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能王이나 나가무라의 문학을 보면 이분들이 시골의 인테리구나 하고 직감하게 됩니다. 농민작가는 대개가 인테리로 서민의 세계로부터 의식이 일단 벗어난 체험을 한 후에, 다시 한번 서민의 세계로 돌아 와서 자기 자신을 깔아 앉혀서 서민의 세계를 문학화한다는 것인데, 그러나 후가좌와시치로라고 하는 작가는 그런 의식의 줄거리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태어난 토양으로부터 분리하여 뿌리체 공중에 뜬 존재가 되어 이러면 안되지 하고 자신을 길려 준 서민들의 큰 세계로 되돌아 왔다는 의식의 운동이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이 사람은 인테리다 서민이다 하는 구별조차 없으며, 그러면서, 자신의 주변에 있는 할머니나 여자나 남자들의 이야기들을 귀로 들으면서 그 깊은 출소를 직감적으로 잡아 내고 있다. 그러한 무엇이라고 짤라 말할 수 없는 문학이 출현하였던 것입니다. [나라야마부시코 增山節考]가 출판되었던 당시의 일본의 문단은 모두 놀라워 했습니다. 놀라워 했던 것은 당연했던 것으로, 당시의 문단의 세계란 소위 일컫는 ‘근대문학’의 세계였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근대문학의 시작은, 앞서 언급했던 인테리의 이야기와 매우 닮아 있습니다. 도대체, 문단을 맡고 있었던 사람들은 시골에서 태어 나서 豪農과 같은 경제적으로 혜택을 받은 자식들이 많았습니다. 이 사람들이 공부를 하기 위해 나아 갔던 동경에서 구라파의 문학이나 새로운 도회지 정신을 몸에 익힌다. 그러면, 여태 태어나서 자랐던 시골과의 사이에 아주 크다란 간격이 생겨 있는 것을 께닭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후가좌와시치로風으로 말하자면, [인테리]가 되는 것입니다. 후가좌와시치로는 [인테리]라 하는 말에 가벼운 경멸의 의미를 가미하면서 쓰고 있습니다만, 인테리님이란 자신이 태어난 대지로부터 분리해 버린 자들이 였던 것입니다. 이 분리가 근대인을 만들었다. 근대인은 태어나서 자란 대지로부터 분리되어 버린 존재들이다. 이 분리가 근대인을 만든 것입니다. 근대인은 태어나서 자랐던 공동체로부터 떠나 개인으로써 분리된 자기의식을 만들어 갑니다. 이 분리의식을 갖고 서민이 살고 있는 자신이 자랐던 정신성의 대지의 세계를, 밖에서 보게 되는 개인은 고독하며 자신의 뿌리를 잃은 상태가 됩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 개인 안에 어린시절의 기억이 남아 있다. 어릴때의 기억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어머니나 고향 그리고 그러한 것들과 일체가 되었던 시절의 기억이 그 사람 속 깊은 곳에 침잔해 있는 것이다. 자신속에 있는 이 낙차에 괴로워하면서 문학을 만들어 간다.
일본의 근대문학은 우선 무사시노(武藏野)를 발견하고 있다. 무사시노는 그렇게 표나는 볼꺼리가 많은 곳이 아닌 多摩의 구능지대에 있습니다. 그곳에 가서 자연을 바라 보며 관찰하면서 문학을 만들어 간다는 의식이 발달합니다. 이는 여태 일본인에게는 없었던 의식입니다.
고-슈의 사람들은 해질 무릎 서산으로 깔아 앉는 해님이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바라본 일이 있었을지는 몰라도 그 경치 자체에서 부터 무언가를 밖으로 분리해 낸다던지, 분리된 눈으로 석양을 바라 본다 던지 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동물이 자신이 살고 있는 생명의 세계에서 감관기관을 날카롭게 뻗히면서 세계의 일들을 바라 보지만, 보고 있는 자신은 주변의 물이나 흙의 세계와 일체가 되어 있어 이를 지각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근대이전의 인간의식은 물속의 물고기나 대지위로 뛰어 가는 개구리와 거이 같은 모양으로 세계를 지각하여 이 세계를 밖에서부터 객관적으로 바라 본다는 의식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근대에 오면 객관적으로 세계를 본다는 의식이 발달하게 된다. 그래서 주로 도회지를 생활 발판으로 삼는 근대문학이라 하는 것에는 특수한 감각이나 정신적 경향을 지니게 된다.
주-1: [나라야마부시꼬]는 후가좌와시치로의 대표 작품으로, 이를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이 영화화하여 1983년에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는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도 상영되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칠십 노인의 “고래장”과 유사한 풍습으로 그것들의 맥이 서로 닿아 있다는 점이 이 적퓸울 매우 친근한것으로 느끼게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옮긴이)
|
||||||||||||||||||||||||||||||||||||||||||||||||||||||||||||||||||||||||||||||||||||||||||||||||||||||||||||||||||||||||||||||||||||||||||||||
17598 경기도 안성시 미양면 이박골길 75-33 | Tel. 031-673-0904 | Fax. 03030-673-0905 | Email: sonahmoo@hanmail.net Copyright ⓒ 2002- Alternative Art Space Sonahmoo all right reserve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