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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2 (12: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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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병훈 [보내고 받아들이다]  

   

    작품 감상 -2

 

 

         [나뭇잎과 나뭇가지]. 한지에 그림.

 

               이 작품은 전통회화의 필법으로 나뭇잎은, [沒骨法](윤곽선 없이 색체나 수묵을 먼저 사용하여 뒤에 형태를 그리는 필법)으로, 나뭇가지는 [구勒법] (형태나 윤곽을 선으로 먼저 그리고 그 안을 색으로 채워 넣는 필법)으로 처리한 것이다. 작가는 이 작품이 멀리서 보면, ‘숲과 강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하며 원효사상의 融二而不一’ (둘을 융합하되 하나가 아니라)’ 라는 경구로 은유 하기도 한다. 작품 감상은 형장에서 완상해 버릴 수 있는 작위가 아니다. 뒤돌아 와서 작가의 글도 참고하고 이런 저런 참고서들을 들춰 보면서 새로운 사실들을 찾아 내고 시간을 두고 지속적으로 감상해 가는 것이다. 이 작품이 그렇다. 적당한데 걸어 놓고 수시로 오가면서 감상해 볼 수 있는 상의 됨됨이 반은 추상적이면서 우리들의 사실적 감성에 와 닿는다. 전통회화의 필법을 그대로 쓰면서도 현대적 감성을 살려 나가려는 작가의 작품 의도를 읽을 수 있다.





[內延]  ‘보내고 받아들이다 -  광목천에 혼합매체/ 450×204cm


 

                   작가의 자평을 옮긴다.


                [겸재 정선이 청하 현감을 하면서 작품의 필치가 결정적으로 변하게 된 계기가 된 장소인 내연산 계곡을 2000년대 초반 현장을 찾

                아 가서 스케치를 하여 전통 산수화 이미지를 남긴다. 그리고 이 내연산 일대의 계곡 입구 부분과 중간의 두 갈래 폭포, 겸재가 그

                           린 삼용추 폭포 위는 복숭아 밭이 있는 등 안견이 그린 몽유도원도와 매우 유사해서 안견  정선  도병훈 으로 이어지는 시간적 연기

                를(역사성) 생각하며 그린 작품이다]


 


               *참고: 겸제 정선(1676-1759) 숙종 영조시대 사이에 꽃피웠던 조선의 문예부흥의 키-워드였던 [眞景山水]의 대가로 이를 완성시킨 선비.


老論界의 배경을 가진 정선 자신은 천기론을 기반으로 眞景山水畵를 정립하는 데 기여하였다. 정선은 자연을 직접 대하고 현장에서 일어나는 흥취를 경험하기 위하여 전국 각지의 명승을 찾아 평생 수없이 여행하였다. 또 산을 마주 대할 때마다 초본(草本: 스케치)을 그리면서 대상을 실감나게 그리기 위해 애썼다. 정선은 평생 쓰다 버린 붓을 모으면 붓 무덤을 이룰 것이라는 말이 전해질 만큼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렇게 수없이 사생하고 연구하면서 정선은 자신만의 화풍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추상


              [나와 물성 사이 공간  숨결] - 한지 그림                                                       


           두꺼운 한지에다 얇은 채색의 겹침을 빠른 붓질로 그린 그림임. 원래는 가운데 짙게 칠한 부분에 하얀 뱀 허물을 오브제로 붙일 계획이었으나 오

              픈 날 잊어버려 붙이지 못함” –작가의 자평.


            속의 깊이가 얕고 어떠한 이류-(幻影)도 허용치 않으며 화면을 크게 잡는 공간구성, 평탄하게 느끼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

              금 껴 안고 품는 기세로 다가 오는 분위기를 연출해 내는 점이 추상회화의 특징이다. 도병훈작가의 추상은 어떤 개념을 象形

              化하여 이를 압축 상징화 시키는 것이라기 보담, 붓질의 입김 호흡을 느낄수 있는 속도감을 조절한 필치를 중시하는 동양화적

              필법으로 조성되는 것으로, 바타유가 발견해 낸 일종의 [.]적 場을 연상시켜준다. 주역의 卦가 기본으로는 음양의 爻( --

               - -)로 구성되 있으며 우주의 찬생원리인 에너지의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이치와 같다. 에너지는 우리의 눈으로 직접 볼 수

              없는 실체로 존재하면서 우주만물의 으뜸 요소일 것이다.


               우리는 도병훈 작가의 [숨결]에서 예술적 작위의 힘을 빌린 이러한 에너지를 이미지화 시킨 묘를 느낄 수 있으면서 알게 되는 즐거움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퍼포멍스


- 여기에도 旋回가 있노라


 

   전시회 끝자락에 가서 퍼포멍스의 使役을 맡은 김성배 작가는 사물과 자신의 신체를 표현 매체로 쓰는 제주가 뛰어난 원로급에 헤당하는 작가이다. 이번 전시의 피날레 세르모니(供儀 儀式)를 맡은 김성배는 역시 사람들의 의표를 찌르는 헤프닝을 연출해 냈다.

 

전시 바닥에 광목천을 깔아 놓고 그 위에 배를 아래쪽으로 하고 손에 안료를 묻혀 360도 선회하면서 원을 그려 내는 수작을 보여주는 행위예술이다. 행위예술은 일반 전시작품과는 달리 시작과 끝이 한 눈에 들어 오지 않음으로써 관람객에게 예측불허의 불안감이나 기대감 같은 非知적 가상체험을 맛 보게 한다. 또한 행위예술이라 부르는 이 쟝르의 특징은 신체와 사물(화구나 안료)- 엄밀히 말한다면, 철학과 미술이 서로 맛붙어 몸을 섞는 행위이기도 하다. 작가 김성배가 이번 전시장 바닥에서 보여주는 행위예술의 결과 얻은 이미지물은, 그가 평소 선호하는 우주적 비전너리를 떠 올려 주었다. 그가 바닥에 누워서 그려낸 필체의 흔적은 질서가 없고 혼돈스렵지만 원은 경도와 위도를 그 안에 품고 있는 가장 확실한 우주적 실체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카오스(혼돈)와 코스모스(질서)가 합쳐진 카오스모스(Chaosmos)로써 도병훈 작가의 작품들과 눈에 보이지 않는 이면에서 서로 대칭을 이루고 있다.

 

 이 퍼포멍이 행해진 바로 옆에서는 작가 김수철이 보조원들과 함께 고사한 포도넝쿨 나무에 먹을 부어 넣고 안료를 흩날리면서 넝쿨나무가지를 바닥에 내려 치면서 산산히 뿌셔 버리는 또 다른 퍼포밍을 펄쳐 보인다. 이 騷動으로 전시장은 정일한 분위기에서 돌연 도살장 같이 험악한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필자는, 예술과 일상이 융합하는 또 다른 예술적 표현이 연출되고 있는 장이 형성되었다, 라고 생각한디.  이로 인해 관객은 시원한 소나기를 맡는 상쾌한 기분에 젖게 된다. 예술심리학적 개념으로 말한다면, 카달시스(解怨) 바로 그것이다. 어느 점이 예술의 경계이며 비예술(심리학적 진료행위)인지 구별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인 관객은 그래도 신이 나서 함성을 질려 된다. 퍼포밍이 노렸던 것이 바로 그것이 아니였던가.

 

 솔트레이크 호수위에 거대한 나선형 둑을 쌓았던 스미드슨에게 누군가가 묻는다. 크레인으로 밀어 부친 이 거대한 둑이 어떻게 예술인가? 스미드슨은 주저 없이 답한다. 붓으로 그린 선과 크레인과 내 몸으로 그린 선의 차이를 말해 보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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