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전원길 칼럼입니다.
extra_vars1:   
extra_vars2:   

프로젝트 대전 2012

현장미술 ‘물은 나무를 통해 흐른다’ 전에 붙여

 

전 원 길(작가, 야투 인터내셔널프로젝트 디렉터)

 

1

아직 새로운 흐름이라고 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으나 최근 자연 생태에 관심을 갖는 작가들과 자연을 전시 주제로 내세운 기획전이 부쩍 많아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의 이면에는 자연재해의 증가에 따른 위기감과 이에 따른 각성이 원인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자연과 관련한 전시회가 빈번해 진 것은 단지 자연재해의 심각성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자연에 대하여 많은 작가들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삶의 장으로서의 살아있는 자연을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기본 조건 속에서 인류는 자연과의 관계를 통해 삶의 지혜를 터득하고 문명을 발전시켜왔다.

이제 미술작가들은 자연을 단지 바라보고 표현 하는 것을 넘어 자연 안으로 들어가 자연 안에 작품을 설치하거나 자연자체가 직접 작품 안에서 한께 작용하도록 하는 방식을 취하기도 한다. 현대 미술가들이 전통적 표현의 한계를 벗어나 마치 인간의 삶이 자연과 한데 어우러져 있는 것과 같이 미술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표현되는, 말하자면 인간 본연의 삶의 방식을 예술적 방식으로 실현하려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이번 현장미술전이 자연과 함께 하기를 원하는 인간의 예술의지를 찾아 볼 수 있는 전시라고 생각한다. 자연과의 작용점이 분명한 작품도 있고 그렇지 않은 작업도 보인다. 어떻든지 간에 자연 속에 작품이 놓이는 순간 자연과의 관계는 시작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든 작품은 이번 전시에 참가한 아니쉔 메이어의 작품처럼 미시기후 微視氣候를 담아내는 공간으로 바뀌면서 점차로 자연과의 관계가 긴밀해질 것이다. 작가들은 이 변화하는 자연 속에 자신의 몸을 적응시키듯이 자신의 작품이 찾아들어갈 위치를 탐색하고 그 접점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작품을 제작하고 설치하였다. 이제부터는 작품 자체가 자연과의 조화와 그 적응과 융합의 방식을 찾아나간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다른 자연 속에서 작품들도 그 순환의 여정을 시작한다.

 

2

올해 처음 시도되는 프로젝트대전2012에서 현장미술 ‘물은 나무를 통해서 흐른다 Water Flows Through Trees’전은 대전시립미술관의 ‘프로젝트대전2012’의 전시 컨셉을 한국자연미술가협회-野投의 국제적인 작가네트워크와 현장미술프로젝트 운영 경험을 통해 실현하는 협업프로젝트로서 진행되었다. 한국을 포함하여 7개국에서 참가한 14명의 작가들은 순환하는 자연과 에너지의 문제를 설치미술이라는 표현형식을 통해서 보여준다. 자연공간 속에서 자연물 혹은 오브제가 작가가 나타내고자 하는 메시지와 어떻게 관계하고 결합하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미적 감동이라는 에너지로 결실을 맺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전시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물은 나무를 통해서 흐른다.’전이 열린 한밭수목원은 인공적으로 조성된 공원이기는 하지만 일반 공원과는 다른 다양한 생태적 공간을 가지고 있다. 작가들은 이 수목원을 방문하여 자신만의 시각으로 자연공간을 대하고 작업을 위한 아이디어를 찾아내었다.

나는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자연 속에 어떤 방식으로 위치시키는지 그리고 어떻게 자연과 관계하면서 자신이 전하고자하는 내용을 표현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더하거나 뺄 것이 없는 자연이라는 완벽한 풍경 속에 작품을 설치한다는 것은 화이트 큐브 안에 작품을 놓는 것과는 사뭇 다른 태도가 요구된다. 시각적 자연스러움 뿐만 아니라 개념적 연결 관계도 생각해야할 중요한 요소이고 지형과 바람의 방향 그리고 태양의 움직임과 같은 환경적 요인들도 고려의 대상이 된다.

나는 설치된 작품들을 편의상 작업의 방법과 내용에 따라 ‘설치하기’ ‘작동시키기’ ‘실험하기’ ‘만나기’ 등으로 분류하여 살펴보았다. 비록 14명의 작품에 대한 분석이기는 하지만 자연공간에 설치되는 작품들 대부분의 유형을 포함하리라 생각한다.

우선 ‘설치하기’ 라는 기본적인 작업방법을 통해서 자연공간속에 조형물을 제시하는 작가들이다. 이들의 작품은 특별한 장치 없이도 작품 자체의 열려진 구조와 내용을 통해 자연을 받아들이고 함께 호흡한다.

연못에 설치한 허강의 작품은 잠자리 날개에서 얻은 이미지를 두꺼운 철판에 옮겨 자르는 작업을 하였다. 날개의 모양은 선으로 표현되어있고 투각으로 뚫려있어 배경이 되는 양쪽의 풍경을 날개 속에 담는다.

강희준은 죽은 나무의 몸통을 파내어 망태버섯모양의 구조를 만들어 땅위에 누여놓았다. 처음에는 야외공연장 안쪽에 설치했으나 함께 참가한 작가 다수의 의견에 힘입어 바깥쪽 너른 잔디를 사용하게 되었다. 쓰러진 나무 그대로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하게 우리를 맞이한다.

미레일 플피어스는 규모가 큰 자신의 작품을 펼쳐 보일만 한 넓은 장소가 필요했다. 대안으로 제시된 맞은편 잔디밭은 배경 인공적 구조물이 작품을 압도하는 관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그녀는 대나무를 조금씩 틀어 쌓아 올려 부채꼴 모양으로 설치하였다. 형태적 그라데이션Gradation 구조를 가진 미레일의 작품은 자연 속으로 점차 흡수되었다가 다시 드러나는 듯한 착시효과를 준다.

최평곤과 올가 짐스카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서 보편적 인간 혹은 자기 자신의 존재에 대한 성찰을 시도한다. 두 사람 모두 대나무를 이용해 인간의 형태를 표현하고 있다. 다른 작가들과는 조금 멀찌감치 떨어져 자리 잡은 최평곤의 작품 위치는 위에서 아래를 조망 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 정해졌다. 땅에 뿌리내리고 살아가야만 하는 인간의 존재를 대나무로 엮어 단순화된 인간의 형상으로 보여준다.

올가 짐스카는 가는 대나무를 자신의 몸을 캐스팅한 틀에 맞추어 차곡 차곡 쌓아 올리는 일련의 작업과정을 통해서 자연이라는 보편의 에너지와 자신의 몸을 교합시키는 작품을 만든다. 그녀는 상대적으로 사이즈가 큰 미레일 풀피어스의 작품을 옆에 두어야 하는 부담감이 없지 않았을 터이나 작품 뒤쪽의 소나무 숲의 외곽 형태와 자신의 작품 모양이 나란하게 연결되는 현재의 장소를 택했다. 이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작품을 통해서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만든다’라는 조형적 행위를 기본으로 자연 속에 작품을 설치하고 있으나 자연과의 관계 속에서 ‘작동시키기’를 시도하는 작가로는 시게티 종고르, 사우리어스 바리어스 그리고 최영옥과 성동훈이다. 바람(시게티 종고르), 태양열(사우리어스 바리어스), 물의 압력(최영옥), 소리(성동훈)등을 작업에 끌어들여 작동하게 하는 이들의 작업은 보다 구체적인 자연에너지의 작용을 보여준다.

시게티 종고르는 바람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탁 트인 공간을 원했고 여러 곳을 답사한 끝에 결국은 현재의 장소에 작품을 설치하였다. 7명의 작가들이 함께 모여 있는 현재의 장소에서 가장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종고르의 작품은 이 공간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솔라 패널을 이용한 사우리어스 같은 경우는 햇빛이 잘 들면서도 주 구조물을 중심으로 빙 둘러 형성된 언덕이 그의 작품 ‘종들의 오케스트라’를 구현하기에 제격이었다. 최영옥의 안개분수는 빈 공간을 빈 공간으로 유지하면서 관객들에 의해 작품을 완성하려는 의도를 잘 반영하고 있다. 성동훈의 작품은 용광로에서 파생된 철의 투박한 자연성으로 인하여 언제부터인가 거기 있었던 작품처럼 느껴진다.

우시오 사쿠사베, 하루히코 혼다 그리고 아니쉰 메이어는 일종의 ‘실험하기’를 작업으로 보여준다. 중력과 힘의 작용을 증명하는 듯한 우시오 사쿠사베와 히로히코 혼다의 작업은 보이지 않는 힘의 작용을 작품 안에 담아낸다. 우시오 사쿠사베는 무거운 돌을 줄에 매달아 자연과 수평을 만들고자 했다. 이를 실현하기위해서는 언제나 수평상태를 유지하는 연못의 수면 위가 아니면 작업 성립이 안 되는 경우였다. 하루히코 혼다의 작품은 작품자체의 완결성이 높은 작품이다. 작품 안에서 작용하는 긴장감으로 인하여 어디서든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작업 중의 하나이다.

아니쉔 메이어는 이들과는 좀 다른 방식으로 미시기후Microclimate에 대한 유사연구행위를 미술적으로 실시함으로서 일상적인 자연을 특별하게 보여준다. 그녀는 다양한 형태의 미시기후를 조성하기에 안성맞춤인 작은 연못과 연결된 잔디밭을 선택하여 그녀만의 미시기후 정원을 조성했다. 아니쉔은 이를 미시기후 연구소라고 부른다.

마지막으로 자연과의 ‘만나기’를 작품화하고 있는 설치작가 김순임이다. 김순임은 돌멩이들과의 만남을 인격적 관계로 승화시켜 우리 앞에 내놓는다. 현장 주변에서 만나 돌멩이들을 의인적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서 나와 돌멩이라는 자연을 동일시하고 있다. 엑스포 공원으로 들어가는 주출입구의 천정을 설치 장소로서 선택하여 건물 전체를 끌어않는 대작이 되었다.

지금까지 나는 본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의 위치선정과정과 그 작업내용을 통해 어떻게 자연과의 만남을 시도하는지 간단하게나마 살펴보았다. 이 과정을 통해 나는 마치 긴 여행 끝에 마침내 망망한 우주에서 도킹을 시도하는 우주선들의 성공과 실패를 보는 듯한 스릴과 절묘함을 느낀다.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기능적 완성도를 살피기보다는 어떻게 그들의 작품이 자연과의 접점을 찾아 함께 작용 하는지 살펴본다면 이 전시가 추구하는 ‘에네르氣’가 어떤 방식으로 작품 속을 흐르는지 보게 되리라 생각한다.

 

3

개인적으로 이번 ‘물은 나무를 통해서 흐른다’ 전시에서 아니쉔 메이어의 '미시기후' Microclimate 작업과 올라 짐스카의 ‘움직임속의 고요’ Stillnees in Motion 그리고 양충모의 설치작품 난생卵生이 마음에 남는다. 아니쉔 메이어가 제시한 ‘미시기후 ’는 자연생태계를 다른 눈으로 볼 수 있는 문을 열어주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처음 시도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몸을 기록하고 나뭇가지를 이용하여 몸을 확산시키는 올가 짐스카의 작품을 처음 대한 것은 웹사이트 상에서였다. 단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번 전시에서 대나무를 이용한 그녀의 신작을 보여주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양충모의 작품은 ‘에네르기’라는 주어진 제재題材를 다른 작가들과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풀어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물체의 형상에서 시작된 한자의 초기형태에서 착안한 그의 아이디어가 다시 물체로 혹은 미술로 존재하는 역순환의 경로가 흥미로웠다.

그 외에도 우시오 사쿠사베의 수평 맞추기는 보여 지는 결과물 보다는 그가 정교하게 수평을 맞추기 위해서 풀었다 조였다를 수없이 반복하는 그의 집중력과 작업과정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작가 자신이 ‘꿈의 프로젝트’라고 말한 사우리어스 바리어스의 ‘종들의 오케스트라 2012’는 전시된 작품 중 가장 복잡한 전자기계 장치를 사용하고 있으나 마침내 가장 소박한 종소리를 우리에게 들려준다는 점에서 오래도록 우리들 모두에게 기억될 것이다. 참여한 모든 작가의 그 독특한 시각과 의미를 되새기기에는 지면이 허락지 않는다. 작가별 작품에 대한 개별적 감상 소감과 비평적 코멘트는 작가들의 개별 페이지에 있는 작품 설명을 참고하기 바란다.

현장에서 작품을 제작하는 동안 작가들은 두 번의 태풍과 마주했다. 35도를 넘는 뜨거운 태양아래서 그리고 거센 바람과 폭우 속에서 건져낸 작품들이다. 한 달여 동안 함께 숙식을 함께하며 교류하는 가운데 만들어진 이번 전시는 작가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대전시립미술관이 야심차게 시작한 ‘프로젝트 대전 2012’가 해를 거듭할수록 시대정신의 정곡을 집어내는 전시기획을 보여주길 바란다. 모처럼 지역사회의 커뮤니티, 미술단체 그리고 외부 기획자들과의 협업 프로젝트라는 열린 기획을 시도한 대전시립미술관이 보다 체계적인 전시운영과 상호존중의 미덕을 놓치지 않는 진행을 통해 작가 및 기획자들과의 깊은 신뢰를 쌓아가는 미술관으로 발전하길 바란다. 아무쪼록 ‘프로젝트 대전2012’를 통해 피상적 답습과 유행을 따르는 작가들 보다는 자연과 현실의 생생한 장에 뿌리를 내리고 활동하는 많은 작가들과 만나게 되기를 기대하며, 한국미술계의 척박한 풍토에 밑거름이 되는 미술행사가 되길 바란다.

      

 

프로젝트 대전2012

현장미술-물은 나무를 통해 흐른다.

Outdoor Exhibition - Water Flows through Trees

 

작가별 작품설명

 

미레일 플피어스 Mireille Fulpius(France)

어시스턴트: 실비에 보시 Sylvie Bourcy

 

제목: 리듬

재료: 대나무

크기: 10m, 2m(h)

 

리듬 Rhythms

 

사본 -_MG_0148.jpg

 

 미레일 플피어스 현장설치작가로서 자연물을 이용한 작업을 오랫동안 해온 작가이다. 특히 나무를 얇게 켜서 사용함으로서 나무의 부드럽고 유연한 특성을 살려내는 그녀의 작업은 구체적인 형상이나 메세지를 최대한 절제하는 대신 재료의 본래적 특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미술을 위한 미술’이라는 기치아래 전개되었던 서구 모더니즘의 형식주의적 근엄함과 난해함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미술이 살아있는 자연 속에 놓여 자연과 함께 호흡하기위해서는 어떤 구체적인 의미를 표현한다거나 실용적인 목적성을 가지기 보다는 그야말로 추상적인 상태로서 존재 할 때 주변의 자연 혹은 자연과 호흡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미레일의 작품은 일깨워준다.

미레일 플피어스는 고른 굵기와 일정한 간격의 마디를 가진 대나무의 특성에 주목한다. 두 개의 부채꼴 모양을 이루고 있는 그녀의 작품은 단지 대나무를 조금씩 비틀어가며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제작된 것이다. 마치 두개의 꽃받침처럼 푸른 잔디위에 펼쳐진 그녀의 작품은 하늘을 담아내면서 동시에 대지로 스며든다. 아울러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을 작품 안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인다. 하늘과 땅 그리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사람 모두를 받아들이는 구조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하고 열려진 구조를 취하고 있는 그녀의 조형공간은 편안하고 쾌적한 느낌을 준다.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 흡입력은 일정한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기하적 구조가 갖는 순수조형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인가 전달하려는 심각한 의도 없이 존재하는 이 순수 조형물은 자연과 작품이 따로 분리 되지 않고 서로를 받아들이며 보는 이 또한 가볍게 만난다.

미레일이 제목으로 제시한 ‘리듬’은 시점에 따라서 점점 크게 점점 작게 느껴지는 구조를 통해 공감을 얻는다. 원래는 같은 크기이지만 시점에 따라 사라지고 다시 드러나는 움직임을 보이는 미레일의 작업은 잘 가꾸어진 공원 잔디밭에 나타난 우아한 여인처럼 우리를 맞이한다.

 

시게티 종고르 Szigetic G Songor(Hungary)

 

제목: 프렉탈 風(Fractal Wind)

재료: 스테인레스

크기: 480cm x 300cm x 750cm

 

프렉탈 風 Fractal Wind

 

사본 -_MG_0118.jpg

 

시게티 종고르는 최근 들어 바람을 이용한 움직이는 조각을 자주 선보이고 있다. 자연의 변화와 통일 균형을 표현하는 그의 작업은 자연의 에너지가 작업 속에서 작용하거나 관객의 참여에 의해 실제적인 작업의 내용이 완성되는 방식을 선호한다.

종고르의 작업에서 보이는 프렉탈 조형법은 형상의 복제를 통해 무한히 확대되면서 다양하고 복잡한 구조를 만들어내는 프렉탈 현상에 근거한 것이다. 프렉탈 구조이론은 변화무쌍한 자연 속에 내재하는 규칙과 질서를 새롭게 인식하게 해준다.

이번에 발표된 작품 ‘프렉탈 풍(風)’은 바람에 의해서 작동하는 조각으로서 23cm-300cm 크기의 각기 다른 4종류의 프로펠러로 이루어져 있다. 85개의 조각과 꼬리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대칭적 프렉탈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나 바람에 의해 유기적으로 작동한다.

서로 대칭을 이루면서 연결 확산되는 프렉탈 구조의 프로펠러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을 시각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엄연히 존재하는 자연과 사회 시스템의 또 다른 측면을 이야기한다. 즉 큰 프로펠러에 연결된 작은 프로펠러는 약한 바람에도 먼저 작동하지만 언제나 주 프로펠러가 향하고 있는 방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마치 소시민의 삶의 향방이 거대한 국가 조직의 정책에 의해서 결정에 의해 언제나 좌지우지되는 것과 같다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아마도 이러한 비유적 상상은 해가 뜨고 지는 기본적인 밤낮의 변화에 모든 자연계의 구조가 연결되어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으리고 생각한다.

그는 본 작업을 위해서 설계와 제작의 모든 과정을 짧은 시간 동안 스스로 완수 해내었다. 조형적 센스 못지않게 기계적 메카니즘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이었다. 비록 섬세한 균형과 작동으로 이루어지는 이 작업이 야외현장의 예기치 않은 돌풍으로 인하여 손상을 입은 것은 대단히 아쉬운 일이지만 자연의 조형적 원리인 프렉탈 현상과 기계적 메카니즘을 결합하여 자연풍에 의해 작동하는 프렉탈 입체 작품을 한국에서 선보인 것은 많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시오 사쿠사베 Ushio Sakusabe (Japan)

 

제목: 떠있는 돌

재료: 와이어로프, 돌

크기 : 3m(h)x40m(w)x3m(d)

 

떠있는 돌 Floating Stone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우리의 감각체계가 인지 할 수 있는 범위는 지극히 제한적이다. 미세하게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없지만 아주 큰소리도 또한 들을 수 없다. 마찬가지로 너무 작은 것을 볼 수 없지만 큰 우주의 끝은 볼 수 없을 뿐 더러 상상의 범위조차도 벗어난다. 우시오 사쿠사베는 우시오 사쿠사베는 오랫동안 자연석을 가지고 작업을 해왔다. 무거운 돌의 떨어지려는 보이지 않는 힘(중력)과 와이어의 장력을 이용한 균형상태가 그의 관심의 대상이다.

우시오 사쿠사베의 작품 '떠있는 돌‘은 한국식 정자가 있는 연못에 설치되었다. 손으로 들어 옮길만한 크기의 15개의 자연석들이 와이어로프에 매달려있으며 이 돌들은 연못의 수면과 평행하게 떠있는 듯이 보인다.

작가는 둥글고 크기가 일정한 돌 15개를 구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일정한 크기와 같은 색을 가진 돌을 고르는 일과 물과 수평이 되도록 높이를 맞추는 과정은 집요한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이 ‘탐석과 조절하기’는 작업 과정 이상의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어떤 기준에 부합하도록 상황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작가는 그 대상과의 일체화를 경험한다. 그가 이십년 가까이 이 작업을 지속하고 있는 이유는 대상과의 신비로운 합일의 순간을 만들어내는 작업과정에 작가 스스로가 중독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그가 보여주려는 중력은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라서 사람들은 그것을 에너지 혹은 힘으로 인식하지 못 할 때가 많다. 우시오 사쿠사베는 이 보이지 않는 중력의 작용을 작품을 통해서 보여주고자 한다. 그러나 그 힘의 작용은 모나지 않은 같은 크기의 둥근 돌들이 일정한 높이로 연못 위에 떠있음으로 해서 고요하고 평화롭다. 마치 선과 점으로 가볍게 그려진 간결한 드로잉처럼 존재하는 그의 작품은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풍경이 되어 다가온다.   

 

 

올가 짐스카 Olga Ziemska (USA)

 

제목: 움직임속의 고요함-엄마연작 2 / Stillness in Motion-The Matka Series # 2

재료: 대나무

크기: 176cm x 180cm x 365cm

 

움직임속의 고요함-엄마연작 2/ Stillness in Motion-The Matka Series # 2

 

사본 -_MG_0139.jpg

 

올가 짐스카는 자연물을 비롯한 다양한 재료를 두루 사용하여 작업하는 설치작가이다. 조각을 전공한 그녀는 최근 들어 캐나다와 미국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초대되었으며 수 차례의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통해서 작품을 발표해왔다.

2003년 처음 작업한 ‘엄마 연작’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서 많은 호응과 관심을 받은 실내설치작품이었다. 이번 프로젝트대전2012에서는 이 작업의 연작이 야외에 설치되었다. ‘움직임속의 고요함- 엄마 Matca 연작 2’이라는 제목에서 작가가 사용한 ‘Matka’는 폴란드 말로 엄마를 의미하며, 장소와 근원 그리고 인간으로서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체내 환경 즉 자궁을 의미한다고 한다. 또한 이 새로운 시리즈 작업 ‘움직임속의 고요함’은 장소에 따라 다른 종류의 자연물을 만들어내는 자연의 다양성을 찬양하고, 인간과 자연의 모든 것들의 핵심에 깔려있는 공통성에 대해 경의를 표하기 위한 것이라고 작가는 설명하고 있다.

올가 짐스카는 자신의 몸을 석고 붕대를 이용하여 전신 캐스팅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신체를 묘사하거나 감각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그대로 전사하듯이 혹은 자신의 허물을 벗겨내듯이 자신의 신체 틀을 만든다. 그녀는 이 석고 틀의 안쪽에 대나무를 하나씩 밀어 넣어가면서 쌓아올렸다. 결과적으로 점점 가늘어지는 나무들이 한꺼번에 몸의 안쪽으로 부터 바깥쪽으로 뻗어 나오는 듯한 아주 강렬한 느낌을 만들어낸다. 정면에서 보면 잘려진 대나무의 단면들이 보이고 그 단면들은 하나의 세포처럼 작가의 몸을 형상화한다.

인체의 형상이 자연물과 이토록 강력한 조합을 이루는 작품은 본적이 없다. 자신을 표현하되 자연물로서의 대나무의 생명력과 그 형태적 강력한 힘을 통해 자신의 내부에 응집된 힘을 표현하고 있는 그의 작품은 여느 자소상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신과 자연을 이야기하고 있다.

마치 결혼식을 위해 입장하는 신부의 웨딩드레스처럼 뒤로 흐르는 듯 뻗어 내린 가는 대나무는 인간 내부의 에너지가 자연으로 흐르는 듯이 보인다. 혹은 반대로 자연으로 부터 기운을 얻어 살아가는 인간 존재를 생각하게 한다. 자연과 인간의 존재에 대한 추상적 관계를 이야기 하면서도 시각적 아우라를 유지하고 있는 그녀의 작품은 단지 자연물을 이용한다는 명분하에 간과하기 쉬운 신선한 미적 감수성을 어떻게 보여주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사우리어스 바리어스 Saulius Valius (Lithuania)

어시스턴트: 도나타스 메스카우스카스 (Donatas Meskauskas)

 

제목: 종들의 오케스트라 2012

재료: 대나무, 태양열 패널, 키보드, 종

크기: 각4m

종들의 오케스트라 2012 / Bells' Orchestra 2012

 

작가로서 뿐 만아니라 전시기획자로서도 오랫동안 활동해온 사우리어스 바리어스는 설치작가로서 전자장치를 이용한 작업이나 관객의 참여를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설치작업을 발표해왔다. 특히 그의 작업은 실내 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건축적인 구조의 대형 작업들이 많다. 스페인(2008)과 상하이(2010)엑스포에서 리투아니아를 대표하는 작가로서 작품을 발표한 그는 매 작품마다 특유의 집중력을 가지고 완성도 높은 작업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에 프로젝트 대전에서 발표한 종들의 오케스트라는 그가 꿈의 프로젝트라고 말할 만큼 애정과 열정을 쏟아 부은 작품이다. 사람들이 키보드를 누르면 무선 신호 장치에 의해 9개의 대나무 구조물에서 종소리가 나는 이 작품은 태양열로 만들어진 전기를 이용한다.

종의 크기와 위치 그리고 두드리는 위치에 따라서 각기 다른 소리를 내는 이 작품은 태양열 에너지를 소리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기계 장치에 의한 것이다. 메인구조물(사우리어스는 이 구조물을 Mother 엄마라고 부르고 종이 달린 다른 구조물을 Children 아이들 이라고 표현한다.)에 설치된 키보드는 멜로디를 만드는 악기이지만 마침내 우리에게 들리는 것은 종소리 즉 순수한 소리이다. 인위적으로 작곡된 음악이 아니라 순수 단음으로 공간속에 울려 퍼진다.

작가는 “나는 태양열 에너지를 사용하여 벨 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위하여 사람들을 초대하고자 한다. 이 종소리 작업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과 전통적인 사상의 깊이, 그리고 고도의 과학적 성취에 경의를 표하는 동시에 사람들에게 자유롭고 유희적인 창조의 즐거움을 제공하기위한 것이다.” 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작품에 사람들은 초대한다.

그의 작품은 일종의 순환적 과정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태양열이라는 자연에너지가 인공적인 구조물에 집적되고 그 힘은 소리라는 자연 에너지로 환원되어 자연으로 돌아간다. 태양열과 소리의 연결 그리고 자연과 과학 그리고 미술이라는 특정한 영역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사우리어스의 작품은 우리에게 청각적, 개념적 즐거움과 함께 유희적 즐거움을 제공한다.

 

 

아니쉔 메이어 Annechien Meier(The Netherlands)

 

제목: Laboratory for Microclimate 미시기후微視氣候를 위한 연구소

재료: 복합재료

크기: 10m x 10m

 

미시기후微視氣候를 위한 연구소 Laboratory for Microclimate

 

과학적 연구프로젝트를 미술적 언어로 바꾸어 작업하는 아니쉔 메이어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 새로운 미술방식을 시도하고 있는 작가이다. 그동안 살아있는 자연물을 비행기나 버스 등에 심는 방식을 통해 자연에 대한 생태적 사회적 관심을 표현해온 그녀는 이번 ‘프로젝트 대전2012’를 통해 이전과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자연을 이야기한다.

그녀는 직접 설계한 돔 형태의 텐트를 설치하고 주변에는 나무둥치, 설치된 구조물 그리고 간단한 작업을 통하여 조성한 이른바 미시기후의 예들을 보여준다. 미시기후 Microclimate라는 말은 흔히 듣지 못하는 전문적인 용어이지만 자연속이나 인공적 공간 어디든 존재하며 햇빛을 받는 향과 반대편에서 작용하는 생태적 차이와 변화를 지칭한다.

그가 진행하고 있는 이러한 미술적 연구 프로젝트는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인간의 환경파괴에 대한 범세계적 관심으로 부터 출발한다. 미시기후에 대한 그녀의 이러한 관심은 그동안 그녀가 진행해온 설치작업 자체에서 얻어진 아이디어로서 2006년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를 위해 어시스턴트 조스트 Joost와 함께 제작한(비행기 모형에 꽃과 풀을 심었던) 작업이 그 좋은 예이다. 그녀는 자신이 제작한 인공적인 공원이 사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인식 하게 되면서 이 미시기후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아뉘쉔 메이어의 이번 프로젝트의 흥미로운 점은 소위 학술적 연구와 미술과의 경계에서 그녀가 어떻게 미술적 언어로서의 독특성을 확보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미술작가로서 그녀는 이번 전시를 위해서 한 장의 페이퍼나 학술논문대신에 일종의 설치미술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녀는 가능한 한 자신의 작업이 미술처럼 보이지 않기를 바라는 듯하다; 일종의 퍼포먼스를 위해 그녀는 그녀의 조수와 함께 마치 실험실의 과학자인양 방제복을 입는 다든지, 손맛이 살아있는 혹은 자연물을 이용한 설치물 대신에 잘 디자인된 세련된 텐트를 주문 제작하여 설치하거나 그 주변에 반듯하게 파낸 물웅덩이나 용도를 알 수 없는 이상한 구조물을 만들기도 하였다.

아뉘쉔 메이어의 작품이 이렇듯 기존의 미술적 표현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방식을 취하면서도 미술이 될 수 있는 것은 ‘마이크로 클라이멧 Micro Climate'발견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기후연구자들 혹은 생태연구자들의 관심사를 미술 안으로 전이 시키는 순간 미술작업은 발생한 것이고 이로 인해 그녀의 미술적 언어는 확보되었다고 생각한다. 즉 ‘새롭게 본다’ 라는 미술의 기본적인 명제를 전제로 한 그녀의 작업은 사람들에게 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미술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아니쉔은 자신이 작품 속에서 새롭게 자연 생태환경을 보게 된 것처럼 사람들이 자신이 살아가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미시 생태 환경을 새롭게 인식하고 이를 통하여 자연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

 

Annechien Meier, artist, investigator

Joost Suasso de Lima de Prado, engineer, co-researcher

Gert-Jan Gerlach, producer, filmmaker, co-researcher

Mauro Coelho, microclimatist, co-researcher/consultant(NL)

 

Thanks to Stroom The Hague

 

연구원

아니쉰 메이어 / 예술가, 조사원

조스트 수아소 데 림마 데 프라도 / 엔지니어, 협력연구원

거트 얀 거라쉬 / 영화감독, 협력 연구원

마우로 코엘로 / 미시기후연구자 , 협력연구원, 자문위원

 

후원: Stroom The Hague

    

 

히루히코 혼다 Haruhiko HONDA(Japan)

 

제목: 쐐기 Wedge

재료: 나무 철 Wood, iron

크기: 30cmx30cmx200cm

 

쐐기 Wedge

 

사본 -_MG_0125.jpg

 

이우환이 교수로 있는 다마미술대학원에서 현대미술을 전공한 히루히코 혼다는 작가로서 뿐만 아니라 야외설치미술전시의 기획자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이다.

히로히코 혼다는 일정한 크기의 네 개의 굵은 목재를 일정한 간격으로 한적한 공원 잔디밭에 설치해 놓았다. 전시장이 아닌 야외공간에서 그의 작품은 마치 건축 공사를 위해서 준비한 목재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그의 작업의 흔적은 여느 집짓기나 토목공사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작업(artwork)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히루히코 혼다는 쐐기와 볼트를 이용하여 양쪽에서 작용하는 상대적인 힘의 균형을 보여주는 작품을 보여준다. 혼다는 일정한 사이즈로 다듬어진 나무에 쇠로 만든 쐐기를 때려 박았다. 쐐기는 나무를 쪼개면서 안으로 파고 들어가지만 볼트로 조여 진 나무는 더 이상 갈라지지 않고 오히려 쐐기를 물고 있다.

그의 작품은 작용하는 도구와 그로인한 힘의 전달, 즉 보이는 오브제 ‘쐐기’ 와 ‘볼트’ 그리고 보이지 않는 오브제 ‘힘’의 관계를 통해서 물리적 현상 자체가 미술 안에서 작용하는 미술을 보여준다. 자연계의 법칙 안에 존재하는 에너지의 논리를 미술의 논리로 간결하게 전환하여 보여주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파고드는 외부의 힘과 조이는 힘의 진행이 그대로 멈춰선 상태에서 이 작품은 사람들을 맞이한다. 작용하는 힘과 견디는 힘이 팽팽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이 작품은 작품 자체의 현상적 리얼리티만큼이나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시스템의 현실을 반영한다. 즉 변화시키려는 힘과 유지하려는 세력의 힘겨루기로 이 작품을 이해할 수도 있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자신을 작용하는 쐐기로 인식할 수도, 아니면 저항하는 힘의 실체로 자신을 대입시켜 볼 수도 있겠다.

 

 

강 희 준 Kang, Hee-joon

 

제목: 나무선 - 다시 삼(再生)

재료: 통나무

크기: 1m×1.5m×6m

 

나무선 - 다시 삼(再生)

 

사본 -_MG_0133.jpg

 

작가는 언제가 망태버섯을 보고 그 형태의 독특한 아름다움에 매료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는 바람에 쓰러진 나무위에 언젠가 본 적이 있는 망태버섯 모양의 형태를 오버랩 시켜 파 들어갔다. 격자형 구조로 마무리된 외곽 형태 안쪽에는 나무의 중심축이 드러난다.

이 두 개의 구조 즉 격자형 표피 구조와 내부의 축은 모두 생명성을 표현하기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망태버섯에서 보았던 그물 모양은 여기서는 생명을 공급하는 얽힌 뿌리의 형태로서 나무의 몸체를 감싸고돈다.

자연의 모든 것들은 때로는 외부의 힘에 의해서 혹은 자연현상 자체에 의해서 죽거나 파괴되기도 한다. 하지만 되살리는 힘 역시 자연에 의해서 이루어 질 때 더욱 강한 생명력을 갖게 된다. 강희준의 작품은 죽은 나무에 또 다른 자연 즉 망태버섯의 조형적 형상을 투사하여 새김으로서 새로운 생명을 가진 작품으로 다시 살려낸다.

 

김 순 임

 

제목: 나는 돌; The Space 51-대전2012

재료: 대전의 돌멩이 1779개, 무명실, 깃털,

크기: 가변설치

 

나는 돌; The Space 51-대전2012

 

“나는 익명의 장소에서 돌멩이를 만난다. 손으로 돌들을 만지고,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나는 돌멩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나는 이 돌들이 이 작품을 통해서, 한 순간일지라도 무게를 잊기 바란다. 주변에 있으나, 시야 밖에서 숨 쉬는 이들은 이 공간에서 땅이기도, 자연이기도, 보이지 않는 에너지이기도, 스쳐 지나가는 당신 주변의 인연이기도 하다.”

 

위에 적힌 김순임의 노트에 의하면 그녀는 전혀 생명의 기운이 없는 돌멩이를 ‘그것’이 아닌 ‘너’로 인식한다.

공원입구 큰 문에 자리 잡은 돌멩이들은 마치 큰 파티의 주인공들처럼 깃털 장식으로 멋을 내고 흔들흔들 춤을 춘다. 일정한 간격으로 메 달린 돌들은 비슷한 크기이지만 제각각 다른 모양이다. 아마도 김순임이 ‘너’로 인식하는 모든 돌멩이들은 김순임의 손의 체온을 기억하고 있을 런지도 모른다. 돌멩이와 눈이 맞아 손을 내미는 순간, 작품으로의 초대가 이루어지는 그의 작업과정에서 돌멩이는 단순한 자연물 오브제가 아닌 ‘너’가 된다. 돌멩이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오랜 과정과 ‘살아온’ 역사에 관심을 갖는 그녀의 특별한 마음가짐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그 작품에 다가갈 수 없다.

 

성 동 훈

 

제목: 소리나무-진산의 행복한 고목 Sound Tree-The happy tree in Jinsan

재료: 용광로 금속, 세라믹 풍경, Metal of Smelting Furnace, Ceramic Bells

크기: 490x590x580(h)cm

 

소리나무-진산의 행복한 고목 Sound Tree-The happy tree in Jinsan

 

사본 -_MG_0138.jpg

 

이 작품은 성동훈의 소리나무 연작중의 하나이다. 자연을 상징하는 나무 형상에 세라믹 종을 설치하여 바람이 들려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 작품은 제련과정에서 파생된 철강으로 만들어 졌다. 투박하고 고르지 않은 철 파편들로 만들어진 소리나무는 차갑고 무거운 재료적 특성을 벗어내고 그가 말하는 ‘서사적 이미지’로 우리 앞에 다가온다.

용광로 속에서 일종의 자연화 과정을 거친 커다란 철 파편들은 너무나 자연스러워 오히려 우리의 시선을 피해간다. 하지만 작은 바람에도 쉽게 반응하는 종소리는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들처럼 사람들에게 손짓한다. 작품 앞에 다가선 사람들은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쉽사리 작품 앞을 떠나지 못한다.

 

양 충 모

 

: 난생(卵生)

: 나무, 돌, 모래 및 기타 혼합재료

 

난생(卵生)

 

사본 -_MG_0136.jpg

 

7m 높이로 곧게 세워진 나무에 바위와 나무가 끼워져 있고 잔디위에 놓인 커다란 바위에 작은 돌들이 놓여 연결된다. 작가는 작품의 모티브를 ‘가운데’, ‘속’, ‘핵’을 의미하는 한자어 중(中)자의 초기형태에서 찾았다. 그리고 인간의 중심 깊은 곳에 있는 생명력의 작용과 모든 활동의 중심인 에너지의 핵(核)을 나무와 돌을 이용하여 조형적으로 표현하였다.

한자는 대표적인 표의문자로서 사물의 의미를 조형화된 상징 언어로 나타낸다. 초기의 한자들은 더욱 그림에 가까운 형태를 지닌다. 양충모는 한자 중(中)자로부터 사물의 핵의 개념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존재들의 생명의 근원을 이야기 한다. 세상의 본질을 중(中)자 단 한글자로 접근하는 그의 태도에는 인간이 살아가는 이 세상을 깊이 있게 관조하는 철학적사고가 담겨있다.

 

최 영 옥

 

제목 : 응축과 확산Ⅱ

크기 : 폭1m, 지름10m

 

응축과 확산

 

최영옥의 작품은 ‘없다’ 아니 ‘있다’. 이 작품은 폭 1m, 지름 10m의 원으로 잔디에 분무기가 묻혀있어서 장치가 작동 할 때에만 거기에 작품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작가는 일정한 시간간격으로 물의 압력이 응축되었다가 분출되면서 뽀얀 인공안개를 만드는 장치를 설치하였다. 이른바 ‘숨 쉬는 조각’을 시도한 작업이다.

간단한 장치에 불과해 보이는 이 작품이 제대로 작동을 하는 순간은 관람객이 분수 안으로 들어설 때이다. 분무되는 안개의 습한 기운을 물을 몸으로 느끼는 순간 관람객은 ‘작품’ 안에 있다. 이를 밖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은 희뿌연 안개 속을 움직이는 사람들로 인하여 살아있는 작품을 감상하게 된다. 관람객의 개입으로 인하여 빈자리가 채워지고 생기를 얻어 완성되는 작품이다.

 

 

 

최 평 곤 Choi, Pyung-gon

 

제목:

재료: 대나무

사본 -_MG_0112.jpg

 

대지와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 융화되어 가는 과정을 표현한 작품이다. 대나무는 쪼개져서 선이 되고, 서로 엮어져 면이 된다. 그 면은 모여서 하나의 입체 즉 인간의 형상을 이룬다. 대지에서 솟아나는 기운이 모여 숭고한 인간상으로 형상화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최평곤은 고된 수작업 없이는 끝낼 수 없는 작업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거대한 그의 조형물은 대나무가 휘여 질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만들어지고 형상의 디테일은 생략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그의 조형물은 현실속의 인간이라기보다는 영적 존재를 상상하게 한다. 노동의 강도만큼이나 강한 소망을 작품에 담아내는 최평곤, 그는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기 보다는 세상이 아름다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작품 속에 표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허 강

 

제목: 자연으로부터-氣

재료: Steel and cutting

규격: 400X120cm

 

자연으로부터-氣

 

사본 -_MG_0127.jpg

 

잠자리 날개에서 취한 이미지는 드로잉 과정을 통해 앞과 뒤의 관계가 하나의 평면에 집적된다. 작가는 자연으로 부터 얻어진 이 이미지를 기계적 커팅을 통해 공간속의 조형물로 제시한다. 입체로서 3차원공간에 존재하면서도 여전히 평면적 이미지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이 작품은 자연과 인위, 입체와 평면의 양면성을 보여 준다.

차갑고 무거운 느낌의 두꺼운 철판은 섬세한 손 감각의 흔적을 반영하면서 시각적으로 가벼워진다. 투각에 의해 양쪽으로 열려있는 구조는 배경을 작품 안에 담아내면서 투명한 잠자리 날개가 되었다. 허강의 잠자리 날개가 연못에서 제자리를 잡은 듯 편안하게 보이는 것은 유충 시절을 물에서 보낸 잠자리의 고향 같은 곳이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Tag List
 

17598 경기도 안성시 미양면 이박골길 75-33 | Tel. 031-673-0904 | Fax. 03030-673-0905 | Email: sonahmoo@hanmail.net

Copyright ⓒ 2002- Alternative Art Space Sonahmoo all right reserved.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