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전원길 칼럼입니다.
조회 수 : 359
2020.02.28 (00: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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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똥 

임승균은 사이언스월든 과학예술레지던시 기간 동안 유사실험 Mimic experiment 이라는 특유의 제작 태도를 견지하면서 흥미로운 두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첫 번째 작업은 인분을 이용한 바이오 가스 추출 과정에서 나온 슬러지에 새똥, 나무 부스러기 등의 자연물을 혼합하여 향초를 만드는 작업 이다. 임승균은 제작된 향초들을 굳즈 goods 의 형태로 포장하고 재료에 따라 라벨을 붙였다. 수작업 으로 제작된 향초는 시각적 형태를 가진 결과물이지만 작업의 핵심은 보이지 않는 '향' 이 공간을 점 유하고 사람들의 후각을 통해 뇌 깊숙이 전달된다는 독특한 감상의 통로를 확보한다. 감상자들은 자 신도 모르게 평상시 맡기 싫어하는 똥 냄새의 흔적을 민감하게 탐색하게 된다. 

두 번째 작업은 발음과 스펠링이 비슷한 두 개의 단어 'EMBARRASSMENT' 와 'EMBRACEMENT' 를 조합한 무의미한 단어 'EMBARRASCSEMENT' 를 유니스트 건물들의 사인보드와 똑같은 글씨체로 만 들어 과일집에 설치하는 것이다. 똥으로 만들어지는 바이오 에너지와 과일집 안에 들어온 사람들의 움직임에 의해 두 개의 단어가 교차 반응하는 작업이다. 

임승균의 이번 작업은 전시와 감상 방식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그는 팔리기를 기다리는 매대의 물건처럼 그의 작품을 포장하고 진열함으로써 작품을 '유사상품화' 한다. 이는 바라보기보다는 실제 향을 피울 때 작동하는 작업의 성격을 반영한다. 또 한편으로는 그의 '유사실험'이라는 작업 전략 의 연장 선상에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유니스트 캠퍼스 내 여느 건물의 사인보드와 다를 바 없 는 그의 작업은 무의미한 '유사기능'만을 수행할 뿐이다. 무심하게 버티고 서있는 그의 작업의 의미를 읽어내는 사람들을 그는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전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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