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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163
도병훈
조회 수 : 28030
2014.02.08 (09:50:58)
연극 <레드>와 마크 로스코 1. 2014년 1월 9일, 가족과 함께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연극<레드>를 보았다. 레드는 러시아출신 미국의 화가 마크 로스코(Mark Rothko, 1903~1970)와 가상인물인 조수 켄의 대화만으로 구성된 2인극이다. 주1) 주2) 연극은 벽화 제작에 얽힌 로스코의 실화를 다루었다. 생을 마감하기 12년 전인 1958년, 200만 달러란 거액을 받고 미국 뉴욕의 38층 오피스빌딩 시그램 타워 내 레스토랑 ‘포 시즌스Four Seasons’의 벽화를 의뢰 받은 로스코는 모든 열정을 쏟아 30점을 완성했지만 호화판 레스토랑 ‘포 시즌스'에 오는 손님들의 허영심이 자기 그림을 가치 없게 만들 거라는 염려 때문에 결국 계약을 파기했다. 연극 레드는 이 사건을 소재로 하되, 연극적 구성으로 세대 간의 갈등 및 현대미술의 단면을 심도 있게 다룬다. 지난 2006년 삼성미술관 리움Leeum의 ‘마크 로스코: 숭고의 미학전’(*2006.06.22 ~ 09.10)에서 1930년대 구상화, 1940년대 신화화, 1950년대와 60년대 색면 그림들이 시기 별로 전시되어 그의 회화 전반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 로스코 작품의 특성인 조명의 중요성을 살리지 못한 평범한 디스 플레이 때문에 별다른 감흥이 없었던 기억이 난다. 연극 <레드>의 무대는 100분 내내 하나의 공간에 머문다. 자연광을 차단한 작업실, 무대 정면 한 가운데에는 거대한 캔버스가 놓여있다. 무대는 마치 실제 작업실을 옮겨 놓은 듯, 물감과 팔레트, 붓 등은 물론 바닥에는 물감이 떨어지고 뿌려진 자국들이 보인다. 두 사람이 직접 물감 통을 들고서 가로 세로 2미터가 넘은 캔버스에 함께 붓질을 하기도 하지만 로스코(강신일 역)와 허구의 인물인 조수 켄(강필석 한지상 더블 캐스트)이 그곳에 처음 찾아온 날부터 2년 뒤 해고되는 날까지 나눈 대화가 극의 전부다. 또한 연극 대사에 대한 관심은 연극 영어 원문 대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대사를 원문으로 보면서 좀 더 그 묘미를 느낄 수 있었다. 2. 로스코 : 기다려, 좀 더 가까이. 가까이 다가가야만 해. 그림이 고동치게 해. 너한테 말을 걸게 하란 말이야…."더 가까이. 너무 갔어. 거기 서!. 이것이 펼쳐진 것을 보라. 너의 팔로 감싸듯이 하라; 이것이 너를 포옹하도록 해라. 너의 피상적인 눈으로 가득 채운다면 존재한 것도 아니며 존재할 수도 없다. 이 그림을 위한다면 신을 위하듯이 다가서야 해! 앞으로 다가 서. 이 그림에 의지해. 이 그림에 참여해! 지금, 너는 무엇을 보니? 기다려, 기다려, 기다려! 주3) 이처럼 연극은 까다로운 감상의 방법을 제시하는 것으로 시작되면서 앞으로 전개될 사건을 암시한다. 이 연극은 작업실에서 객석을 노려보듯 바라보는 로스코의 정지된 동작에서 시작된다. 문을 두드린 후 작업실에 등장한 조수 젊은 화가 켄에게 로스코는 가까이 오라는 손짓과 함께 “뭐가 보이나?” 라고 묻는다. 이어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친절하게 인간적으로 말해봐. 인간이 되어라. 그것이 네가 말할 수 있는 모든 것이야. 너의 삶에서 단 한 번이라도 인간이 되어라!” 또는 “잘 봐. 그래, 뭐가 보이지?” “레드요!” “마음에 드나?”라는 등의 대사가 연이어 계속된다. 이어 ‘무엇이든 겉만 보고 좋다는 식의 무분별한 세태를 비판하는 로스코의 대사가 나온다. 로스코는 역사적인 존재로서의 작가 정신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는 “하지만 진지함이나 의미를 열망하지 않는 이들은 미켈란젤로, 렘브란트, 터너, 마티스, 나 로스코를 포함해서 앞서간 선배들, 분투하고 극복해낸 사람들의 그림자조차 밟을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야.”라는 대사에서 잘 드러난다. 주3) 다시 조수로서의 역할을 강압적인 언사로 알려주는 대사가 나오고, 곧 바로 그림에 대한 철학적인 대화가 이어진다. 이는 “붓질 한 번 한 번에 비극이 담겨 있어.”“니체 읽어봤나? 프로이드, 융, 바이런… 그러면 햄릿은?” 등에서 알 수 있다. 주4) 그리고 나서 뉴욕의 새 빌딩의 식당에서 벽화를 주문 받은 것과, 로스코 자신은 그곳을 그림을 명상하는 ‘사원’을 만들로 싶다는 뜻을 피력하면서 그림 제각에 몰두하며 음악을 듣는 것으로 첫 번째 장면이 끝난다. 두 번 째 장면은 모차르트와 슈베르트 음악이 축음기에서 나오는 광경으로 시작된다. 그리고는 곧 자신의 이전 세대인 입체주의자들이 드 쿠닝, 폴록, 바넷 뉴먼, 자신과 같은 동세대 작가들이 짓밟아 숨통을 끊어 놓았다는 직설적이고 강한 대사로 이어진다. 주5) 그리고 “아들은 아버지를 몰아내야 해, 존경하지만 살해해야 하는 거야” 라는 이 연극의 명대사가 나온다. 이어 자신은 빈 캔버스와 대면하는 것이 아니라 마네와 벨라스케스 같은 거장과 맞선다고 한다. 연극은 로스코의 대사로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그림에서의 조명의 중요성과 함께 자연 빛은 자신의 예술작품과 상극임을 주장한다. 이어 자신이 처음에는 평범한 인상주의 그림을 그리다가 로마에서 카라바조(*17세기 화가로서 극적인 명암대비의 화풍으로 렘브란드 그림에 영향을 줌)의 접하고 난후 자신의 그림 세계가 크게 바뀌는 계기가 되었음을 고백한다. 다시 두 사람은 사과? 해돋이? 자전거에 슨 녹? 동맥을 흐르는 피? 하며 ‘레드’에 대한 대화를 이어간다. 이어 로스코는 마티스의 ‘레드 스튜디오(1911년)’, 즉 붉은 작업실이란 작품으로부터 깊을 영향을 다음과 같은 대사로 고백한다. 로스코 : 벽은 선명한 레드에 바닥과 가구도 레드야. 레드 컬러가 마티스한테서 뿜어나오고 있어. 모든 걸 다 삼켜버릴 것 같아. 이 그림이 뉴욕현대미술관에 처음 걸렸을 때 난 몇시간 씩 그 그림을 보고 지냈어. 매일 매일 들렀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모든 작업의 기원이 바로 그 그림과 함께 보냈던 시간들로 거슬러 올라가면 돼, 그림이 작용하고 움직이게 한는 마티스의 그림들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내 심장은 고동쳤고 난 푹 빠져버렸어. 그 그림은 날 삼켜버렸지. 마티스가 만들어낸 그 놀라운 레드의 생명들, 에너지 넘치는 그 컬러의 형체들 그 느낌! ... 하지만 이제 그 그림들을 볼 수가 없어 ...너무 우울해서... 철저하게 엄청나게 레드에 푹 빠져 있는데도 ... 그건 거기에 있어. 옷장위 벽난로 선반에 중앙 바로 윗부분에, 수많은 컬러 특히 그 빌어먹을 옐로우 때문에 더 강조돼서 말이야. 마티스는 그것 피할 수 없게 해놨어. 캔 : 그게 뭔데요. 로스코 : 블랙. 캔 : 블랙 두 번째 장면에 마지막 대사는 “인생에서 두려운 것은 블랙이 레드를 삼켜버리는 거야”이다. 세 번째 장면은 자신과 잭슨 폴록을 니체의 『비극에 탄생』에 나오는 지성을 상징하는 ‘아폴론’과 감성을 상징하는 ‘디오니소스’에 비교하는 대사로 전개된다. 예술가들은 이 둘 사이에서 끊임없는 불균형으로 고뇌하는 존재이며, 자살로 생을 마감한 '잭슨 폴록'의 죽음에 대해, “상업적인 대 성공 이후 자신의 그림을 제대로 보아줄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게으른 자살'을 택한 거라고” 말하면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 자신의 죽음을 암시하는 대사도 캔의 반문과 함께 나온다. 주6) 이어 부모가 살해당한 조수 캔의 가정적 비극이 언급된다. 어린 시절 부모가 살해된 기억이라는 트라우마가 있는 켄을 통해서 흰색, 즉 화이트라는 색깔로 삶을 드러낸다. 하얀 침대 시트에 흥건했던 부모의 선혈에 대한 켄의 생각은 젊음의 상징인 화이트에 다가서지 못하게 한다. 그렇지만 로스코는 “마티스, 폴록, 반 고흐, 등의 화가들을 이해했다고 생각하지 마, 그들의 고통을 헤아릴 통찰의 순간은 닿을 수 없는 저 너머에 있어”라며 캔의 생각을 부정하는 말을 한다. 네 번 째 장면에서는 조수 캔과 그림에 대한 견해가 충돌하는 대화로부터 시작된다. 말하자면 1950년 후반 당시의 인기 작가들인 제스퍼 존스나 프랭크 스텔라, 로버트 라우센버그, 로이 리히텐슈타인 앤디 워홀 등에 대해 캔이 말하자, 로스코가 “너 정말 앤디 워홀의 작품이 백년 후에도 미술관에 걸릴 거라고 생각해? 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캔은 이미 걸려 있다고 반박한다. 그러나 로스코는 모든 것이 다 좋을 수 없다며, 두 사람의 대화는 더욱 상반된 견해로 치닫는다. 급기야 캔은 로스코의 작가로서의 태도에 대해 직설적으로 비판하게 된다. 로스코의 작업실에서 잡일을 하는 조수 켄도 극이 진행될수록 점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로스코의 예술 정신과 상업적 프로젝트를 비판한다. 이는 “그냥 위선자라고 인정하세요. 현대 미술의 거장께서 소비의 사원 벽에 그림을 그리시고 있잖아요. 예술의 상업화를 비난하시지만 결국 선생님, 돈 받으셨잖아요.” 또는 “이제 퇴장하시죠. 로스코 선생님” 같는 직설적 언사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러나 로스코는 자신의 그림들을 그곳에 두어 밥을 먹으로 오는 자본에 찌든 사람들의 입맛을 떨어뜨리게 하려고 했다고 말한다. 켄은 어떻게 그림들에게 그런 가혹한 짓을 할 수 있느냐며 놀란다. 이어 두 사람의 갈등을 나타내는 대사 끝에 로스코는 “이곳에서 너는 오늘 처음 존재했어.”라고 응수한다. 다섯 번 째 장면은 자신의 그림이 결코 식당 벽화로는 맞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출품을 포기할 것을 결정하는 내용으로 극이 전개된다. 레스토랑에 다녀온 로스코는 그곳에서 밥을 먹는 사람들이 그들 자신 이외에 벽에 걸린 그림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계약을 파기한다. 주7) “나이프와 포크 부딪히는 소리, 잡담과 소음이 난무한 식당에서 얘네(그림) 들이 견딜 수 있을까.” “아름다움을 위장한, 비극을 감춘 헛된 원색들 속에서 과연 얼마나 더 버틸 수 있겠는가.”라는 대사는 로스코의 고민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모든 것을 상품화·사물화 하는 자본주의 시대 속에서 그는 자신의 그림이 자체의 생명력을 잃고 하나의 소모품에 지나지 않는 걸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켄은 거액을 외면하고, 2년간 자신이 공들인 노력까지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만든 로스코의 결정에 항의를 하면서 시대 흐름을 직시하라고 독설을 퍼 붙는다. 극에 말미에 이르러 로스코는 “너의 인생은 저 밖에 있으니까 너 이제 밖으로 나가야 돼.” 세상으로 나가 “너의 주장을 펼치고 사람들이 보게 만들어 너만의 세계를 만들어가야 해!”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봐!”라고 해고 통지를 한다. 그리고, 마스코는 처음 켄이 작업실에 오던 날 했던 질문을 다시 한다. “뭐가 보이나?” 켄은 외친다. “레드요!” 연극은 로스코가 무대 뒤편 중앙에 붉은색으로 가득 찬 캔버스 앞으로 걸어 들어가면서 극히 끝난다. 주8) 3. 연극에서 다루었듯 로스코는 자기 작품의 순결성을 지키기 위해 자본주의적 영합을 마다함으로써 화가의 자존심을 지켰다. 레드는 예술성에 대한 근본적 물음과 함께 자본주의와 예술의 분열적 관계에 대해 다시 성찰하게 한 연극이다. 보는 내내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할 정도로 연극 <레드>는 막을 내릴 때까지 긴장감 넘치는 대화의 연속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현대미술에 대한 사전 이해가 없어도 관객들이 두 인물의 설전에 집중하고 몰입하게 한다는 점인데, 이는 연극이 갖은 직접성과 현장성의 생생한 체험이기도 했다. 연극에서 ‘레드’는 로스코가 후기로 갈수록 켜켜이 덧칠한 그림의 주조색이면서 동시에 그의 젊음이고 생명이며 동시에 비극적 색채이다. 그것은 레드를 “심장박동, 열정, 동맥 혈, 마당에 세워진 자전거에 슨 녹, 폭풍처럼 번지는 불, 루소의 태양, 들라크루아의 깃발, 엘 그레코의 예복, 피렌체 대리석, 원자의 섬광, 면도하다가 밴 자국, 면도 거품 속의 피, 러시아 국기, 나치 깃발, 중국 국기, 용암, 바닷가재, 전갈, 내장, 불꽃, 죽은 야수파 화가들, 손목 긋기, 싱크대에 흐르는 피, 사탄”에 비유하며, “내 예술은 추상적이지 않다, 그것은 살아 숨 쉰다.”는 그의 어록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레드는 예술과 삶에 대한 열망을 표현하는 예술가, 나아가 우리의 삶을 대변하는 색인 셈이다. 이런 차원에서 레드는 단지 추상적 색상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다양한 현실을 집약한 색상이다. 따라서 그에게 미술은 현세적 가치 너머의 세계를 응시할 수 있는 사람들만이 탐험할 수 있는 미지의 세계로 진입하는 모험이었다. 주9) 연극 제목은 단지 로스크를 상징하는 하나의 색을 선택했지만 극의 의미는 그렇지 않다. 이 연극은 좋아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다른 차원일 수 있는 지를 예술가의 고뇌를 통해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역사의 흐름 속에 물결처럼 존재하는 실존의 문제와 근현대미술사의 이면적 핵심을 둘의 긴장감 넘치는 논쟁으로 극화한 것이다. 아직도 ‘미의식’을 ‘예쁜 것을 좋아하는 의식’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은 우리 현실에서 로스코의 고뇌어린 삶은 예술의 정신적 가치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 나아가 ‘레드’는 단지 신 구세대의 갈등이나 특정 작가의 외고집이 아닌 어떠한 현실에서도 예술적 가치가 삶의 진실성을 나타내는 영역임을 자각케 한다. 주10) 로스코는 아무 것도 없는 공허한 밀도를 가진 그림으로 마음을 적시며 감성을 뒤흔드는 새로운 미술세계를 열었다. 20세기 중후반 친자본주의적 트렌드가 미술계를 지배하던 현실을 생각해보면 빌딩 벽화를 포기하는 결단의 의미가 분명히 드러난다. 당시 미국 사회는 요즘 우리 사회에서 실감할 수 있듯, 실존 자체가 극한의 상품화, 사물화로 치닫던 시기였다. 따라서 로스코의 포기는 모든 것이 상품으로 생산되거나 교환되고 소비되는, 즉 예술조차 자본에 예속되어가는 현실에 맞서는 결연한 대응 방식이었던 것이다. (2014. 2. 7)
주1)이 연극은 2009년에 런던에서 처음 공연한 이래 당시 참신한 소재와 탄탄한 구성으로 관객들의 큰 호평을 받았으며, 2010년 토니상 최다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작품은 2010년에 연극영화계의 핫 플레이스인 브로드웨이에서 최우수 작품상 뿐만 아니라 여러 부문에서 수상을 하면서 그 해 최다수상작이라는 큰 명예를 얻었다. 한국에서는 2011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공연이었다. 주2)마크 로스코는 프란츠 클라인(Franz Kline), 윌렘 드 쿠닝(Willem de Kooning), 잭슨 폴록(Jackson Pollock), 클리포드 스틸(Clyfford Still)을 포함한 뉴욕 화파 일세대 화가들 중 한명이다. 사각형 틀 안에서 각기 다른 톤으로 부드럽고 잔잔하게 색채들이 화폭에 스미면서, 얼룩져 있는 그의 예술세계는 잭슨 폴록의 그림과 함께 전후 현대미술사에 한 획을 긋는 화가로 평가된다. 주3)ROTHKO: Wait. Stand closer. You’ve got get close. Let it pulsate. Let it work on you. Closer. Too close. There. Let it spread out. Let it wrap its arms around you; let it embrace you, filling even your peripheral vision so nothingelse exists or has ever existed or will ever exist. Let the picture do its work – But work with it. Meet it halfway for God’s sake! Lean forward, lean into it!... Now, what do you see? - Wait, wait, wait! 주4)로스코는 렘브란트 판레인, 윌리엄 터너, 반 고흐 등을 존경했으며, 자신은 모더니스트가 아니라 전통주의자이며 니체주의자라 주장했다. 로스코는 프로이트, 융, 마르크스, 프레이저 등의 이론들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는데, 특히 1920년대에는 서양철학사상 가장 획기적인 사상가중 한 명인 철학자 니체의 사상에 심취한다. 그는 니체처럼 그리스 연극의 초기 양식들에 관심을 갖고, 고대 그리스에 관한 책, 특히 3대 비극 작가 가운데 최초의 인물인 아이스킬로스Aeschylus의 저서를 읽었다. 니체는 아이스킬로스의 양식에는 아폴론형과 디오니소스형이 융합되어 있다고 말했다. 로스코는 신화에서 ‘행위, 힘, 충돌하는 지배력들의 극적인 세계’를 발견했다. 주5) But a generation that does not aspire to seriousness, to meaning, is unworthy to walk in the shadow of those who have gone before, I mean those who have struggled and surmounted, I mean those who have aspired, I maan Rembrandt,I mean Turner, I mean Michelangelo and Mattisse… I mean obviously Rothko. 주6)로스코는 12년 후인 1970년에 67세로 작업실에서 자살했다. 주7)이 때 제작된 연작 40여 점은 영국 일본 등으로 흩어져, ‘레드’ 무대 위 그림은 일본 지바 현 가와무라 기념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8)이 연극에 나오는 주요 대사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ROTHKO: Tragic, really to grow superfluous in your own lifetime. We destroyed Cubism, de Kooning and me and Pollock and Barnett Newman and all the other. We stomped it to death. Nobody can paint a Cubist picture to day. (비극적이야, 정말, 살아있는데 더는 필요 없는 존재가 돼버리다니. 우린 큐비즘을 끝장냈어, 드 쿠닝과 나, 폴록, 바넷 뉴먼 그리고 다른 작가들이 큐비즘을 짓밟아 숨통을 끊어버렸지) “이봐, 인생에서 내가 두려워하는 게 딱 하나 있는데, 그건 언젠가 블랙이 레드를 삼켜버릴 거라는 거야” “마티스의 레드의 색면들 그 느낌…옛날 얘기다. 이제 그 그림을 볼 수 없어 마티스…화가들을 이해했다고 생각하지 마. 그들의 고통을 헤아릴 통찰의 순간은 닿을 수 없는 저 너머에 있어. 그들은 네가 닿을 수 없는 저 너머에 있어!” “침묵은 너무나 정확해!” “…모든 게 좋지 않아. 우린 좋지 않아” "요즘 사람들은“… 뭐든 좋대! 난 누군가 내 그림을 좋다고 이야기하면 토하고 싶을거야!!” “그들이 내 그림을 거절해줬으면 좋겠어.” “요즘 사람들은 즐겁고 명랑하고 밝은 것만 찾는다, 앤디 워홀의 수프 캔이나 만화 같은...하지만 예술은 그런 것이 아니야. 예술은 즐겁고 명랑하고 밝은 것 뿐 만이 아니라 고통, 우울, 당혹, 죽음 같은 것도 포괄하는 거다” “그림은 주변에 뭐가 있느냐에 의해서 죽기도 하고 살기도 해.” “화가가 조명과 공간을 지나치게 통제하려 든다고? 그건 그림을 보호하려는 노력이야!” “그림들의 힘은 그들이 있는 장소를 초월해” “그림들이 장소를 만들어낸다.” "자신을 인정받고 싶어서 비싼 와인을 시키지만 자기 자신만 당황시키고 웨이터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아" “이젠 그 그림에서도 레드가 안 보여…. 피할 수가 없어. 블랙을.” "선생님은 너무 가식적이에요. 낭만적이라고요!" "혼자였어. 그때가 최고의 시간들이었다.. 우리에겐 비전만 있었으니까" “나 이제 조수 필요 없다.” “넌 말이 너무 많아” “선생님만 하겠어요?” 주9) 다음은 이 연극에 나오는 대사는 아니지만 로스코가 자신의 예술을 깊이 성찰한 어록이다. “나는 추상예술가는 아니다. 나는 색, 형태, 또는 어느 것과의 관계에도 관심이 없다. 나는 오로지 기본적인 인간의 감성들을 표현할 따름이며 비극, 희열, 운명들을 표현한다.” “화가의 작업이란 한곳에서 다른 곳으로 가는 여행과 같다.” “그림은 사람과 교감함으로서 존재하는 것이며, 감성적인 감상자에 의해 확장되고 생성된다.” 주10)로스코의 회화에서 철저히 배제된 장식적 효과나 패턴의 양식, 장신구 등의 시각적 효과나 그를 위한 기법 등에 대한 단호하고도 적대적인 태도는 그의 첫 번째 결혼과도 상관이 있다. 그의 첫 아내였던 이디스 새커는 결혼 당시 보석 디자이너였는데, 무명 화가였던 로스코의 예술가적 자존심을 유린할 정도로 직업인으로서 돈을 벌기 위한 디자인을 강요함으로써 그에게 깊은 상처를 안겨 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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