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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8 (20: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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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러스 스티븐스(Wallace Stevens) – 2

 

이것이 스티븐스의 시다. 그는 팬실베니아주의 리딩에서 태어났으며 하버드를 졸업한 후 법조계에 투신했다. 1916년 코네티것의 하트퍼드에 있는 한 보험회사에 들어간 후 시 쓰기와 회사 일을 병행했다. 1934년 이 회사의 부사장이 되었고, 1949년 시 부문 보링겐 상을 타고 1955년 퓰리치상을 탄 것으로 보아 그는 두 가지 일에서 다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흔히 시를 쓰면서 사회적으로 실패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는 그 반대이니 얼마나 절륜한 정력의 소유자인지 알 수 있는 것이다. 그의 시는 현대 난해시의 대명사가 되어 버렸는데 이는 엘리엇 시의 난해성과는 또 종류가 다르다. 그는 기존의 모든 것들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앞의 인용 시에서도 그것을 느낄수 있지만 그에게는 당시의 지배적 질서를 파괴하고 새로운 질서를 개편하고 싶은 욕구에 차 있는것 처럼 보인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서구정신을 오랫동안 지배하고 있던 천국적 질서가 아니라 지상 현재적 질서를 추구함이며 그조차도 일시적이어서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에게 가장 큰 영감을 불어넣어준 선배는 불란스 상징주의 시인들이었고 그들의 영향으로 말을 쓸 때 문자 그대로의 의미보다는 소리와 의미적 기능을 더 중시하게 되었다. 심지어 의미가 기교의 일부가 되어버리기도 한다. 하여 그의 어떤 시들은 추상적, 인상주의적, 심지어 초현실주의적 그림을 대하듯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지는 것이다.

    그의 시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은 상상력이지만 낭망주의자들의 창조적 상상력과는 다르다. 낭망시인들의 상상력이 감상적 상상이어서 그 압도적인 상상력으로 현실을 지배했던 것이라면 스티븐스에게는 상상이 중요하긴 하나 실체를 지배하지는 않는다. 즉 그의 상상력은 좀 더 과격한, 옛 신들이 모두 죽었고 낡은 정설들은 모두 거짓이라는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다. 공허하고 빈 현상세계에는 어떠한 질서나 정형도 없으며 상상력으로 일시적 질서나 정형을 만들어낼 수 있을 뿐이다. 예술이 그 기능을 수행하는 매개가 된다. 예술가의 상상력으로 잠정적 질서가 부여된 현실 또는 세계를 우리는 그의 시에서 보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시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상상과 실재(reality).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사실 실재가 아니라 하나의 모습일 뿐이다. 눈에 보이는 것은 참된 진실이 아니라 기존의 고정관념에 덧입혀진 왜곡된 실재이다. 그의 시가 불교적인 색채가 짙은 것은 바로 이런 생각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20세기 초 미국 현대시를 뒤덮었던 동양사상의 영향을 기억하게 만든다. 그의 시 또 한 편을 읽어 보자.

 

사람은 겨울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눈이 꽁꽁 얼어붙은 소나무의

가지나 서리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그리고 지금까지 오랫동안 추워왔음에 틀림없다

얼음이 서걱서걱 얼어붙은 노간주나무를 보거나,

1월 태양의 아스라한 광채 속의

 

앙상한 가문지나무를 보기 위해서; 그리고

바람소리나 몇 안 남은 나무 잎사귀 소리에서도

비참을 생각지 않기 위해서,

 

그것은 똑 같은 황량한 장소에서 불고 있는

똑 같은 바람으로 가득한

땅의 소리인 것이다, 들을 수 있는 자에겐

 

즉 눈 속에서 귀를 기울이며

스스로 無가 되어, 거기에 있지 않은 無와

거기에 존재하는 無를 보고 있는 그에겐.

 

One must have a mind of winter

To regard the frost and the boughs

Of the pine – trees crusted with snow;

 

And have been cold a long time

To behold the junipers shagged with ice,

The spruces rough in the distant glitter

Of the January sun; and not to think

Of any misery in the sound of the wind,/

In the sound of a few leaves,

 

Which is the sound of the land

Full of the same wind

That is blowing in the same bare place

 

For the listener, who listens in the snow,

And, nothing himself, beholds

Nothing that is not there and the nothing that is.

                                                                                              -[눈사람]("The Snowman")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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