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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2 (21:3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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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논술고사(인문) 문항 중에서는 '삶의 다양성'을 옹호하는 짧은 제시문을 제시 한후 이에 대한 논리 구성을 보완하기 위해  삶의 다양성이 필요한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1,800±100자)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와 이에 반하는 사례를 문학, 예술, 과학, 역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찾아 활용하시오.)라는 논제가 출제되었다. 이번 논술은 그 동안 대학에서 출제된 전형적인 논술과 다른 방식이었다.
아래 글은 이 논술에 대한 필자의 출제의도 분석과 예시답안입니다.


<출제의도>
  이번 서울대 논술은 대학에 논술문제가 출제된 이래 인문계 논술의 일반적 경향이었던 비교적 장문의 제시문을 제시한 후 출제하는 방식에서 벗어난 논술이다. 제시문은 윤리와 사상 교과서에서 ‘삶의 다양성’을 설명한 부분이다. 제시문에서는 삶의 다양성이 필요함을 주장한다. 따라서 당위성의 근거로 문제에 대해 얼마나 깊이 있는 사고를 할 수 있는지 ‘예’와 ‘반례’를 들도록 하여 학생들이 다양한 영역으로 사고를 전개시켜 이를 통합적으로 구성하라는 것이다. 이 문항의 논제는 삶의 다양성에 대한 인정 여부와 그 근거에 따라 다양한 답안이 나올 수 있다.
  서울대는 문항 해설에서 학생들의 답안에서는 삶의 다양성에 대한 단순한 사례의 나열이 아니라, 이 사례를 활용한 논증방식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기를 기대한다고 하고 사례들은 문학, 예술, 과학, 역사 등의 영역에서 다양하게 있을 수 있으며, 사례와 주장의 적합성이 중요하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삶의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도 있고,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어느 경우라도 자신의 주장에 대한 반례를 제시하고, 그 반례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 중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반례에 대한 논의, 즉 ‘반박 잠재우기’다. 논술, 즉 ‘논증적 글쓰기’의 관건은 논거(전제)의 ‘논증적 정합성’에 달려 있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미리 반박을 예상한 논증을 함으로써 더욱 설득력 있는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예시답안>

   근대이후 이성에 기초를 합리화 과정은 인간이 중세적 무지와 미신에서 벗어나는 기틀이 되었다. 그러나 모든 대상을 수치화, 계량화하는 합리적 과정은 획일적인 질서와 체계 속에 인간을 예속시켜버리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러한 근대문명의 부정적 측면은 근대를 지배하는 절대적이고 객관적 기준이 인간 스스로 형성해왔음을 자각하게 한다. 삶을 획일화 시키는 동일성 보다 다양한 관점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삶의 다양성은 저마다 자신에 맞는 삶의 가치, 즉 ‘차이’를 긍정할 때 성립한다.
  김지하는 <새봄9>에서 ‘벚꽃 지는걸 보니/푸른 솔이 좋아/푸른 솔 좋아하다보니/벚꽃마저 좋아’라고 읊는다. 푸른 솔이 변함없어서 좋았는데 지금은 벚꽃도 같이 있으니까 좋다는 내용이다. 시인이 벚꽃을 좋아하게 된 까닭은 사철 푸르기 만한 소나무가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같이 있어야 조화를 이루듯이, 이 시는 사람도 서로 다른 삶이 다양하게 조화를 이룰 때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근현대미술사를 통해서도 삶의 다양성을 자각할 수 있다. 현대미술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인 마네는 틀에 박힌 고전적 구도와 채색법에서 벗어나 자신의 시각적 경험을 중시하는 그림을 그렸는데,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인상주의 화가들은 물론 이후의 화가들에게 다양한 표현의 길을 열어 주었다. 이런 차원에서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예술가들은 각기 자신만의 어법으로 독창적 예술세계를 구축한 사람들을 뜻하며, 이러한 개성적 표현의 다양성이 우리의 삶과 문화를 다채롭게 한다.
  현대과학이론인 진화론의 핵심은 자연선택이며, 진화가 일어나려면 유전자 재조합과 돌연변이 등 유전적 변이에 의한 우연적인 생식이 있어야 한다. 모든 개체가 동일하다면 자연선택은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연계에서 여러 종들이 멸종하기도 하고, 진화하기도 하는 것은 유전자와 변이와 자연선택의 결과이며, 이러한 진화의 원동력은 유전적 다양성에 있다. 우리 인간도 이러한 생물학적 존재이므로 삶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이 자연스런 일이며, 나아가 삶의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삶의 다양성은 비효율적이고 혼란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실용적 효용성이나 획일적 질서를 강요한 사례도 없지 않다. 그러나 삶의 다양성을 억압하는 문명은 퇴보하며 결국 사라짐을 숱한 역사적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제1차 세계대전 후 이탈리아, 독일,스페인 등 극단적 파시즘에 지배당한 나라들은 하나 같이 패망의 길을 걸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조지 오웰의 미래소설인 <1984년>이나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도 개개인의 개성적 삶, 즉 삶의 다양성이 사라진 기계화되고 도구화된 인간사회를 보여준다. 특히 <1984년>의 경우, 언어와 역사가 철저히 통제되면서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가 박탈된 전체주의 사회를 드러낸다. 그래서 전체주의라는 거대한 지배 시스템 앞에 놓인 개인이 어떻게 파멸해 가는가를 알게 한다.    
  무지개가 다양한 색깔을 띠기에 아름답듯, 역사적으로도 다양성이 존중된 시대가 창조적인 문화를 꽃 피웠다. 우리는 특히 문학이나 예술세계, 그리고 현대과학을 통해 다양성이 얼마나 삶의 필수불가결한 요소인지 알 수 있다. 반면에 삶의 다양성이 결여되면, 그만큼 삶이 획일화되므로 삶의 질이 퇴보한다. 바로 이 때문에 제각기 다양한 색깔을 지닌 창의적인 소수자들이 오히려 귀한 존재인 것이다. 결국 삶의 다양성을 긍정해야  하며, 이런 의미에서 삶의 다양성은 반드시 필요할 뿐 만 아니라 존중되어야 한다.
                                             2009년 3월 1일

                                                도 병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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